출간보다 어려운 홍보와 판매 전략
2025년 1월 1일부터 시작한 딱. 두. 미(딱 두 달만 미쳐라!)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다. 처음부터 책을 출간할 목적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글쓰기 습관을 형성하고자 의지박약인 나에게 적합한 글쓰기 모임이라고 생각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좋은 문장 필사, 자유로운 글쓰기 등을 하루 중 인증만 하면 된다. 손글씨로 직접 써도 되고, 컴퓨터로 타이핑을 해도 된다. 정말 형식에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글쓰기 모임이었다.
연초에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2025년 나의 글쓰기 활동은 1월 1일에 시작해서 1월 3일 정도에 끝났을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한다면 일단 주변 환경 세팅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글쓰기에 진심이신 분들과 함께 하니 서로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는 날도 있고, 업무와 육아로 지친 심신을 상대방의 글을 읽으며 힐링을 하는 날도 있었다. 서로 간 눈을 마주치며 대면 소통 즉, '말의 힘'도 어마어마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말의 힘 못지않게 '글의 힘'을 새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9일 현재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다. 비록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써봤다. 필사도 하고, 일상 글쓰기도 하고, 책을 출간하기 위한 글도 썼다. 코로나 19사태 발생 직전으로 기억을 한다. 그때부터 내 업무에 관련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막연하게. 그렇게 내가 직접 겪은 사례들을 중심으로 쓰고 멈추기를 반복하다가 흐지부지 되었다. 그러다가 '어차피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데 가급적이면 예전에 목표했던 책 출간을 위해 하루에 1~2시간씩 집중해서 글을 써보자'며 다짐을 했다. 역시 뭐든 꾸준히 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5년 전이지만 조금이나마 기록해 두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때 조금이라도 써두길 잘했다.'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1월 1일부터 3개월 간 집중해서 써 내려갔다. 내가 직접 겪은 일들을 적다 보니 원고가 100쪽이 훌쩍 넘었다.
완성된 초고를 어디에 보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집에 있는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의 출판사들을 모두 적었다. 출판사 편집부 담당자분들의 이메일 주소 혹은 출판사 홈페이지 투고 신청란에 나의 원고를 발송했다. 출판사 측에서 연락이 왔다. '보내주신 소중한 원고 감사합니다. 3~4주가량 검토 후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연락이 없을 시 해당 원고는 검토 과정에서 출판사의 방향과 맞지 않게 자체적으로 삭제하겠습니다.' 정리해 보면 대략 이런 느낌이었다. 원고와 출간계획서를 작성한 뒤 스무 군데 넘는 출판사에 개별적으로 원고를 투고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출판사에서 미팅 후 계약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늘 궁금했었다. 그 많은 원고들을 과연 출판사 측에서 진짜로 읽고 검토를 하는지에 대해서. 그런데 이렇게 출판 계약 관련 연락을 받고는 나도 모르게 출판사 대표님께 여쭈었다. "대표님 혹시 제 원고를 직접 읽어보시고 연락을 주신 거예요? 미팅을 하고 계약을 하면 책으로 출간되는 거예요?", 이에 출판사 대표님께서 "예, 작가님께서 보내주신 원고 검토했습니다. 일단 출판 계약 후 원고를 다듬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시일 내에 미팅 날짜를 잡아보시죠.", "예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과의 미팅과 출판저작권 계약, 원고 탈고 과정을 거쳐 계약 후 한 달여 만에 내 인생 첫 책이 출간되었다. 주변 지인들 중에서 '아니 언제 책을 썼대?', '엊그제 계약했다고 한 것 같은데 책이 벌써 나왔어?'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원고를 위한 글쓰기는 하루에 1~2시간 투자했다면, 엉망이었던 원고를 수정하기 위해 투자한 시간은 하루에 4~5시간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원고 탈고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내가 글을 이렇게 썼다고?'를 수없이 반복하며,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을 수정해 나갔다. 최대한 간결하게 쓰면서, 쉽게 읽히는 책을 쓰고 싶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책을 받았다. 속으로 '와, 이게 진짜 되네'를 되뇌며 신기해하고, 감동을 받았으며, 스스로 대견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책을 출간하는 것보다 책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웠다. SNS 인플루언서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인맥왕'도 아니었다. 집-회사를 반복하는 '집돌이'에게 영업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어려울 때 생각나는 것은 역시 '가족'이다. 내가 이렇게 책 홍보와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차라리 자부담 출판이었으면 '어차피 내 돈으로 만든 책, 나만 손해 보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출판사에서 나의 원고를 믿고, 나를 믿고 책을 출간해 주었는데 책이 팔리지 않는다면 나를 믿어준 출판사는 손해를 보는 것이다. 나를 믿어준 출판사에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예약 판매 기간부터 할 수 있는 최대한 홍보를 했다.
주변에서 '책을 출간했으니 책에 사인도 해주고, 북토크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제 북은 있는데, 아직 토크가 안 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다 얼마 전, 출판사 대표님과 통화를 하였다. "최작가님 요즘 고군분투하고 계신 것 같아요. 요즘 정말 종이책을 구매해서 읽는 사람들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나는 "예 대표님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홍보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1권을 출간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겠다, 엄청난 부를 이루겠다,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나를 믿고 책을 출간해 준 출판사에 피해는 끼치지 말자는 마음이 크다.
제목 그대로 작가인 척 글을 열심히 써서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되었다. 책을 출간한 지 1개월이 지났다. 나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할 수 있는 홍보는 다 한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중에서는 "책까지 출간했으니 이제 부자 되겠네? 인세가 쏠쏠하겠다. 축하해!"라며 응원을 해주었지만 실제로 책을 출간한 초보 작가의 입장에서 인세는 크게 생각도 하고 있지 않는다. 반대로 "아니 굳이 사비 들여가면서 뭐 하러 책을 썼어?"라고 물어보는 지인들도 많았다. 나도 이번에 출간을 하면서 투고 출판과 자비 출판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도 출판사와 계약하는 날 자부담이 0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부담이 0원이라는 점이 역으로 나의 책임감을 상승시켜 준 것 같다.
책을 출간하는 뿌듯한 경험과 동시에 책 홍보와 판매에 있어서 좌절을 함께 맛본 초보 작가로서 앞으로도 책 출간을 위해 끊임없이 쓸 예정이다. 내 글을 읽고 '인간내음이 난다'는 평을 들었는데 일단 평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근데 사실 '인간내음이 난다'는 의미를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나를 아는 지인들은 나를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준다. 그 모습이 글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오늘도 작가인 척해보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