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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 Jul 16. 2024

마라맛 조크

언제 죽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하루 연체된 도서를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

오래된 도서관 옆에는 문화 유적지를 겸한 작은 근린 공원이 있다.


운좋게 작은 공원 주차장 빈 자리가 눈에 띄어 차를 세웠다. 여름 아침의 날이 좋아서 책 반납 후 잠시 걸었다.


오전 시간의 공원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붐빈다. 세월의 무게로 둥글게 휜 다리로 홀로 걷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걷기도 한다.


@출처 google



화려한 아웃핏의 할머니 무리가 앞서 걷고 있다.

하나같이 뽀글머리에 반짝이는 금실과 자수가 있는 썬캡, 과감한 컬러와 패턴의 시스루 셔츠를 입었다. 허리에 두르는 힙쌕이나 작은 등산 배낭, 한 손엔 지팡이를 짚으신 할머니도 계신다.


대화의 주제는 보통 건강이다. 아침 방송에서 본 당뇨에 좋다는 건강식, 어제는 병원에 다녀왔는데 어디가 어떻다라는 이야기, 나도 어디가 안좋아 죽겠다라며 흡사 아픈 몸 배틀 같다.


"근데 왜 그 할멈은 요즘 통 안보여?"

"죽었나보지!"

"으응... 아이고 날이 얼매나 더우려고 아침부터 이리 푹푹 찐댜."


맵다 매워.


매운맛 대답에 나도 모르게 '헉' 했다. 근데 그걸 또 덤덤하게 대꾸하고 대화의 주제를 바꾸는 할머님의 내공도 놀랍다.


당장 내일 보이지 않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인걸까.

그래도 할머니, 노래 교실도 가고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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