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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엘 Oct 24. 2021

걱정토끼 관찰하기(2)

인터뷰하기

Q1. ‘걱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A1 : 걱정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낳고, 그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낳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비생산적인 것을 알면서도 걱정의 끝을 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음… 걱정에 중독된 건가? 아니면, 걱정이 습관이 되어버린 걸까?



Q2. 주로 언제(어떨 때) 걱정을 하나요?


A2 : 걱정이 많아서 무슨 상황이든 걱정해요. 아, 지금 눈앞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요. 제가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시험 전날, 시험을 망칠까 봐 긴장이 되긴 하지만, 걱정이 되지는 않아요. 나의 노력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들'이 찾아오면 걱정을 많이 하게 되네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임을 알지만 계속 생각하다 보면 그 걱정이 현실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특히 요즘엔 코로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어요. 마스크를 쓰고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누군가에 의해 타고 타고 전염될 수도 있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 내 의지와는 다르게 원치 않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면에서 관계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상대를 배려하고 생각한다고 해도, 내 마음이 네 마음 같지는 않을 테니까요…  



Q3. 걱정할 때 가장 어렵고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3 : 걱정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가장 힘들어요. 사실 저도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달라질 게 없는 걸 알면서도 걱정하는 저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책하게 되네요. 계속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다 보면 그 상황이 현실이 된 것처럼 느껴져요. 그 자체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상황을 아무리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대처하고 싶어도 이미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다 쓰고, 다시 걱정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운이 없어서 그냥 지치게 돼요.



Q4. 혹시 걱정할 때 생기는 증상이 있나요?


A4 : 보통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잘 안되고, 기운이 빠져요. 가끔은 손과 발에 땀이 나기도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막혀요. 계속 걱정하고 있다 보면 정상적인 사고로 돌아오기 힘들어요.



Q5. 왜 걱정이 생긴다고 생각하나요?


A5. 불확실해서요. 미래를 알 수 없잖아요. 최악의 상황을 미리 걱정하기도 해요. 혹시라도 그 상황이 왔을 때 충격을 덜 받으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내가 걱정했던 만큼은 아니었네’ 하는 위안을 받고 싶은 걸 지도 모르겠어요. 삶이 다 내 마음대로, 내 계획대로 흘러갔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너무나 커서 그런 것 같아요.



Q6. 걱정할 때 어떻게 대처 하나요?


A6 : 우선, 끝까지 걱정해봐요. 그리고 가까운 사람에게 토해내고, 진짜 너무 힘들 땐 다 적어 봐요. 근데 사실 잘… 대처를 했다면.. 걱정토끼가 아니겠죠? 하하! 그래도 혼자 머리로 생각에 생각을 곱씹는 것보다는 ‘말’또는 ‘글’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것들로 표현해내면 물리적으로도 몸 안에 있는 나쁜 무언가 들이 빠져나오는 기분이 들긴 해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말하면 또 그 사람이 부담되거나 내가 지쳐서 떠날까 봐 걱정이 또다시 되기도 하죠… 흠…. 말하고 보니 괜히 걱정토끼가 아닌가 봐요



Q7. 보통 언제 마음이 편안한가요?


A7 : 무언가에 엄청나게 집중했을 때,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할 때 마음이 편해요. 제가 워낙 하나에 잘 꽂히는 성격이라 상황에 미친 듯이 꽂히면 이제 걱정까지 이어지는 거거든요… 대신 업무, 취미활동 또는 잠… 처럼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차라리 나은 것 같아요. 잡생각이 없어지거든요. 그리고 저의 답답한 마음을 잘 알아주는 가까운 사람이 곁에 있으면 조금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



Q8. 걱정할 때 그 행동(7번 질문)을 해보셨나요? 해봤다면 어땠나요?


A8 : 문제는 … 이미 걱정이 시작되면 다른 것에 꽂히기가 어렵다는 거죠. 제 주위를 엄청나게 환기해줄 사람이 필요해요. 끊임없이 다른 것을 권해주고, 시선을 돌릴 수 있게 해 주면 그래도 괜찮긴 한데, 쉽진 않죠.. 그리고 잠깐은 사라지지만 현실의 문제에 다시 부딪히면 어려움이 생겨요.


쓰고 보니… 저… 너무 피곤하게 사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계속 걱정만 하면서 살면 어쩌죠? 걱정이네요… 인터뷰어님 지치신 거 아니죠? 저 다시 안 만날 거 아니죠? 걱정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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