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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pr 29. 2020

불임이라고요?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첫 번째

  동갑내기였던 남편과 나는 3,4년을 친구와 연인으로 지내다가 부부가 되었다. 둘 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서 결혼 후 바로 아기를 갖기 원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을 했는데 2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바로 불임 산부인과로 갔다. 2007년 그 당시만 해도 '난임'이 아닌 '불임'이란 단어를 사용하던 때였다.


  불임카페에서 검색을 한 후 서울 강남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불임전문 산부인과로 남편과 함께 갔다. 각종 여러 가지 검사를 둘 다 받았는데 남편은 정상이었다. 하지만 나는 배란이 불규칙하고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임신이 힘들었던 것이다. 


  불임카페에서 많이 본 대로 혹시나 하고 나팔관 검사까지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팔관 양쪽이 유착된 것을 알게 되었다. 나팔관이 납작하게 들러붙어 있어 난자의 이동이 힘들다는 것이었다. 혹시나 했던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더 힘든 불임의 시간들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그나마 덜 힘든 복강경 수술로(배에 작은 구멍을 내어 수술하는 것) 나팔관이 유착된 것을 정상으로 만들었고 자궁내막증도 같이 치료를 받았다. 아마 이것 때문에 평소에 생리통이 심했고 불임의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며칠 후 첫 번째 자연 인공수정(배란일에 맞추어 정자를 주입하는 시술)을 했는데 실패했고 그다음부터는 과배란 인공수정을 했다. 배란이 잘되는 과배란 주사를 맞으며 난포를 키워 임신 확률을 높이는 시술이었다.


두 번째 인공수정은 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5주에 유산이 되었고

세 번째 인공수정도 성공했으나 4주에 유산

네 번째 인공수정도 6주 전에 유산

다섯 번째 인공수정은 쌍둥이였는데 하나는 자연스럽게 출혈이 되며 유산, 다른 하나는 자궁 외 임신으로 나팔관 절제를 했다.

여섯 번째는 다른 때와 달리 7주까지 유지를 했는데 또 유산이 되었다. 다른 때는 유산이 되어도 자연스럽게 출혈과 함께 흘러내렸는데 이때는 아기집이 형성된 때라 소파수술을 해서 아기집을 제거해야 했다.


  임신은 잘 되는데 자꾸 유산이 되니 습관성 유산 검사를 해봤지만 원인을 알 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참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때 내 소원이 아기의 심장소리를 들어보는 것이었다. 심장소리를 들어보기 전에 모두 유산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6번의 유산을 했지만 딱 한 번만 울고 그 이후부터는 절대 울지 않았다. 울고 불고 해 봤자 내 몸만 힘들고 남편과 가족들이 더 슬퍼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임신이 되지 않으면 바로 인정하고 수긍해 버리고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그냥 그 상황들을 간단하게 받아들이고 나름 그 과정들을 즐긴 것 같다.


'이번에는 이런 방법으로, 다음에는 저런 방법으로 하는구나. 참 신기하네. 다음에는 잘 되겠지. 아기를 갖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좋게 좋게 받아들였다. 그냥 온전히 받아들이니 바로 수긍이 되었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주변 사람들은 늘 묻곤 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일단 나 자신이 무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다. 그리고 임신성공까지는 그래도 잘 되는데 유지만 안되니 포기가 되지 않았다.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한 힘도 있었지만 그냥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될 때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지냈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되는 건 되는대로, 안 되는 건 안 되는대로 인정해 버리는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음 편에 계속.




아래 사진은 4년 동안 임신 노력을 열심히 하던 중 어느 날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는데 빌려온 책 속에 껴있던 네 잎 클로버. 이걸 발견하고 한 달 뒤 나는 딸아이를 만났다.

아기는 가장 좋은 때에 가장 건강한 아기가 온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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