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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pr 30. 2020

내가 해본 임신 노력들(1)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두 번째

  나도 나름  임신 노력들을 엄청 많이 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난임 카페의 글들을 보면서 '이렇게 하면 좋다, 저걸 먹으면 좋다'는 글을 볼 때마다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았다. 그래야 뭔가 임신을 준비하고 노력한다는 느낌이랄까. 이렇게라도 해야 왠지 아기가 빨리 올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가 했던 임신 노력들을 정리해 보았다.


1. 나에게 맞는 난임 병원 찾기

 난임 병원들이 엄청 많다. 우리 부부가 신혼생활을 서울 양재동에서 시작해서 난임 병원도 서울 강남 쪽에 있는 병원들로 선택해서 갔다. 강남 쪽에 유명한 난임 병원을 세 군데 다녀보았는데 정말 자기와 맞는 병원, 맞는 의사 선생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모두 난임 카페에서 추천해 주신 선생님들을 찾아서 갔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 병원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실력은 좋으신데 무뚝뚝한 남자분들이셨다. 그래서 마음 편히 질문도 제대로 못했었고, 그냥 네네 하며 시키는 대로만 했었다.


  그런데 세 번째 병원은 여자 선생님 이셨다. 일단 옆집 이모님처럼 포근하게 대해 주시고 털털하신 분이라 마음이 너무 편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질문들을 쉽게 할 수 있었고 친해지다 보니 수다도 떨게 되면서 시술을 할 때마다 긴장감이 덜했다. 게다가 임신이 실패하면 같이 속상해하고  슬퍼해주시고 임신이 일단 되면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시는 그런 분이셨다. 결론적으로 나는 세 번째로 만났던 이 여자 선생님에게 최종적으로 임신 성공을 해서 유지가 잘되어 딸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2. 배테기 사용과 기초체온 재보기

 난임 병원을 가기 전 배란테스트기를 몇 달간 사용해 보았는데 다낭성 난소증후군인 나에게는 항상 흐린두줄이라 해보나 마나였다. 그리고 배테기를 사용해 보니 배란 날짜를 자꾸 의식하고 억지로 챙기고 하다 보니까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기초체온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재어 보라는데 그게 자꾸 잊어버려 그냥 일어나게 되고 몸상태에 따라 체온도 계속 달라지니 하다가 말았다. 그래도 배테기는 배란이 규칙적인 분들에게는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3. 족욕하기

 손, 발이 늘 차던 나는 잠자기 전 족욕을 하면 정말 좋았다. 발이 따스하니 잠도 잘 오고 말이다. 근데 이것도 일시적인 효과 같았지만 잠이 잘 오게 하는 비법은 맞는 듯하다.


4. 좌훈, 좌욕하기

  좌훈 중고기계를 사서 말린 쑥으로 해보았는데, 확실히 아래가 따스한 느낌이 들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단, 너무 오래 무리하게 뜨겁게 하면 안 좋다는 말을 들었다. 암튼 두세 달 정도 일주일에 한두 번씩 했는데 이걸 사용하고 효과를 본 건지 몇 달 후 진짜 임신이 되었다.


5. 임부용 팬티, 수면양말, 팥팩이랑 친해지기

 배가 항상 찬 편이라 나는 일반 팬티보다 배 쪽으로 더 많이 올라오는 임부용 팬티를 입었는데 배가 따스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핫팩, 팥팩을 자주 배에 올리곤 했다. 특히나 생리가 시작되면 2,3일은 뜨거운 팥팩을 올려주었는데 팥 냄새도 좋고 자궁 속 불순물들이 빨리 배출되니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수면양말도 발을 정말 따스하게 해 주어서 여름 빼고는 늘 항상 집에서 신고 다녔다.


6. 각종 영양제들 먹기

 홍삼, 오메가 3, 클로렐라, 견과류, 양파즙, 엽산, 사자발쑥, 함초, 익모초, 구절초등 등 난임 카페에서 좋다고 효과 봤다고 하는 것들은 거의 다 먹어본 듯하다. 분명 자신과 맞는 영양제들이 있긴 있다.


  이것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몸을 따스하게 하고 혈액순환이 잘되게 피가 잘 돌게 해서 자궁도 건강해지고 튼튼해지게 하는 것들이었다. 참, 고구마도 먹으면 좋다는 말이 있다. 어느 책에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고구마를 많이 먹은 지역에서 쌍둥이들이 많이 생겼다는 글을 보았다. 나도 쌍둥이가 갖고 싶어서 난임 카페 닉네임이 둥이둥이였다. 흐흐흐.


7. 운동하기

 운동은 임신을 노력하시는 분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들이 해야 하는 것인데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운동을 하면서 기분전환도 되고 살도 빠지면 더 좋고 말이다. 나는 걷기 운동을 주로 했는데 하루에 20-30분 빠르게 걷기를 했다. 그런데 30분 이상 하다 보면 몸이 더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래서 30분 미만으로 빠른 걷기 운동을 했다.


  그리고 집에서 108번 절하기 운동도 해봤는데 이건 진짜 운동효과가 있었다. 108번 절하고 일어났다를 반복하니 온몸에 땀이 줄줄 나고 다리가 후들후들했다. 비가 와서 걷기 운동 못할 때는 특히 강력 추천하는 운동이다. 단, 무릎이 안 좋으신 분들은 패스.


8. 몸을 차게 하는 음식들은 멀리하기

 보통 몸을 차 게하는 음식들은 열대과일들이란다.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등등.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찬 음료수, 찬물, 찬 생수, 찬 우유, 등을 멀리하라는데 나름 노력은 했다. 임신을 한다는데 뭔들 못할까. 반대로 몸을 따스하게 해주는 음식들은 추어탕, 쑥, 대추, 전복 등을 열심히 먹었다.


9. 반려동물 키우기

 임신 노력을 3,4년 하면서 유산이 자꾸 되고 내 몸과 마음도 지칠 무렵 남편 회사 근무지가 경기도로 발령이 나면서 이사를 하게 되었고 바로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웠는데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그렇게 키우고 싶었던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집에서 놀아주고 하는데 남편과 나에게 큰 힐링이 되었다. 그 강아지를 키운 지 1년이 조금 지나 임신에 성공하고 잘 유지해서 아기를 품에 안았다.

다양한 반려동물들이 있으니 여건에 맞게 키우면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10. 취미생활 갖기

  임신 노력을 하다 보니 임신과 아기에 대한 생각만 하고 난임 카페만 들어가서 하루 종일 글만 보는 나 자신이 좀 안돼 보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남편이랑 집 근처 가까운 곳으로 바람도 쐬러 가고 여행도 다녔다. 그리고 블로그를 하면서 이런저런 글을 적어보기도 하고 서포터스나 체험단이 되어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보는 활동도 했다. 체험활동에 대한 리뷰를 적어보는 활동들이 기분전환에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임신 노력을 하다가 힘들고 지칠 때는 잠깐 쉬는 것도 임신 노력에 한 방법인 것 같다. 임신에 대한 것들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기와 잘 맞고 뭔가 집중할만한 것들을 찾아서 하다 보면 힐링이 되고 새로운 힘이 나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 계속.




아래 사진은 첫째 딸을 임신하고 태교를 하면서 만들어본 손뜨개 모자. 태어나서 처음 손뜨개질을 해보았다.

형편이 어려운 곳에 아기 모자를 보내주는 캠페인이 있어서 동참해 보았는데 지금 보니 삐뚤빼뚤 엉성하다. 역시 나는 똥 손이었다.


https://brunch.co.kr/@sodote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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