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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01. 2020

내가 해본 임신 노력들(2)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세 번째

11. 주변 지인들과 잠시 멀리하기

  결혼을 하고 2년 동안 아기가 생기지 않자 본격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4년간 임신 노력을 했다. 그러다 보니 주변 지인들의 관심이 너무 버겁고 힘들다 보니 스트레스가 되었다.

"아기는 있냐?", "왜 아기가 없냐?", "어디 병원 다니냐?", "임신 노력은 잘하고 있냐?" 등등.

지인들의 sns에는 임신한 소식과 온통 아기 사진들이 가득했다. 특히나 나보다 늦게 결혼을 했거나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지인들의 임신소식. 또는 둘째와 셋째를 너무나 쉽게 갖는 지인들의 소식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참 힘들었다.


  겉으로는 기쁘게 축하해 주고 임신 바이러스를 잘 받아간다고는 말했지만 내 마음속은 우울하고 울적하곤 했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잠시 동안 sns 활동을 모두 중지했다. 그러던 중 남편의 부서가 바뀌면서 경기도로 발령이 났고 늘 자주 만나던 집 근처 지인들과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이사를 하고 6개월이 안 돼서 임신에 성공하고 유지가 잘 되어 아기를 만났다.


12. 수지침, 수지뜸 뜨기

 난임 카페에서 알게 된 정보였는데 손에 뜨는 뜸과 침을 맞고 손과 발 그리고 배가 따스해졌다는 내용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검색해서 알게 된 집 근처의 수지침을 알려주는 곳으로 가서 6개월간 손에 뜸을 뜨는 것과 침을 놓는 것을 배웠다. 배운 대로 집에서 손에다 매일매일 뜸을 뜨기 시작하니 내 몸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우선 평소에 소변을 자주 보는 편이었는데 그게 없어졌고 조금씩 손, 발이 따스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배는 잘 모르겠지만 진짜로 손, 발이 따스해지니 몸도 따스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수치침을 알려주신 선생님에게 가서 수지침을 자주 맞았다. 전문가니까 내 몸상태에 따라서 안 좋은 곳이 있으면 손의 혈자리에다 침을 놔주셨는데 확실히 몸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 시험관으로 임신했을 때 3개월간 매주 두세 번씩 수지침을 맞았다.


13. 이루어진 것처럼 감사일기 쓰기

  임신 노력을 하다가 임신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 책들 중 이루어진 것처럼 감사일기를 쓰라는 내용이 너무 좋아서 나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냥 일기가 아니라 매일매일 진짜 이루어진 것처럼 내용을 쓰는 방법이었다. 예를 들어 오늘 과배란 주사를 맞았으면 '배란이 잘돼서 튼튼한 배아들이 많이 나오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시험관 이식을 했으면 '아기가 튼튼하게 잘 붙어 있고 잘 자라서 피검사 수치가 잘 나오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피검사를 했으면 '피검사 수치가 높아서 임신 성공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아기집을 보고 왔으면 '우렁찬 심장소리를 듣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식으로 감사일기를 썼다. 그러면 정말 다 잘될 것 같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고 기분이 엄청 좋아졌다. 아주 구체적으로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 것처럼 감사일기를 썼다.

 

14. 좋은 일(기분 좋은 일)하기

  나는 인공수정을 10번 이상하고 시험관을 5번 했는데, 시술을 하는 중에는 괜히 늘 긴장되고 조마조마하고 기분이 편하질 않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자 생각하게 되었고 먼저 작은 기부부터 시작해 보았다. 티브이를 보다가 천 원, 2천 원 등 사랑의 성금 모음 전화번화가 뜨면 보이는 대로 기부를 했다. 또 내가 이용하는 사이트에서는 글을 쓰면 적립을 해주고 그 적립금을 또 모아 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적립금이 모일 때마다 기부를 했다. 그리고 사랑의 모자 뜨기도 해서 보내보기도 하고 주변에 나처럼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하다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나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고 다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5. 난임 카페 끊기

 임신 노력을 하면서 제일 먼저 하게 된 일이 난임 카페 가입이었다. 좋은 병원, 좋은 선생님, 임신에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고 위로도 받고 임신 바이러스도 받고 축하도 해주는 그런 공간이 참 좋았다. 그런데 임신 노력을 하면서 그 수많은 정보들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걸 나중에 깨닫게 되었다. 아주 작은 증상에도 예민해지고 그러다 보면 또 카페에다 물어보고 임신한 분들의 글을 보면 또 스트레스를 받고 하는 것들이 반복되었다. 가입한 난임 카페를 무조건 탈퇴하라는 말은 아니고 그래도 정보를 꼭 얻어야 할 때는 필요한 곳이니 난임 카페에만 매달려 지내는 것보다 자신들의 소신대로 임신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다 각자에게 맞는 병원이 있고, 임신 노력 방법이 있고, 맞는 주사, 맞는 약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16. 습관성 유산 검사와 면역주사

 나는 인공수정을 10번 이상하면서 6번 임신이 되었는데 모두 8주 전에 유산이 되었다. 임신은 잘되는데 유지가 왜 안되는지 정말 답답했다. 그래서 습관성 유산 검사도 했지만 원인불명이라 하니 어찌해야 하나 하다가 시험관을 하게 되고 마지막 5번째 시험관에서 임신 성공을 했다. 담당 선생님은 그래도 모르니 면역주사를 맞아 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임신 6개월까지 매달 하루씩 병원에 가서 면역주사를 맞았다. 하루 종일 누워서 수액처럼 천천히 주사액을 맞았는데 면역주사 덕분인지 나는 임신유지를 잘해서 열 달을 채워 아기를 만날 수 있었다. 나처럼 습관성 유산일 때 면역주사 또는 헤파린 주사를 맞고 임신유지가 잘돼서 성공하신 분들이 그 당시 많았었는데 지금은 더 좋은 방법들이 있을 것 같다.




다음 편에 계속...



아래 사진은 임신 노력했던 4년 동안 15번도 넘게 한 시술을 하면서 제가 이루어진 것처럼 감사기도 썼던 노트들이다. 지금은 딸아이의 추억상자 속에 들어있다. 아기는 가장 좋을 때에 가장 건강한 아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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