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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an 04. 2021

4살 아들의 어록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18

  둘째 아들이 해가 바뀌니 5살이 되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아기스러웠는데 해가 바뀌어서 그런지 부쩍 더 커 보이고 말도 너무 잘한다.


  가끔은 말을 너무 잘해서 초등학생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말할 때 보면 역시 아직 네 살이 맞는구나 싶다. 그런 우리 아들의 어록을 정리해 보았다.

 


1. 코로나 바이러스를 하도 자주 들은 둘째는 코코나 바이러스라고 발음한다. 음. 자주 먹은 코코아랑 발음이 비슷한 거 같은데.


2. 어느 날 과자가 먹고 싶다길래 며칠 동안 한두 개씩 먹었던 엄마손 과자를 주려고 "엄마손 줄까?" 하니 눈을 엄청 크고 동그랗게 뜨면서 하는 말.

 "엄마, 엄마손을 어떻게 먹어?"


3. 첫째 딸아이와 민트맛 아이스크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치약 맛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을 들은 둘째가 하는 말.

"치약을 왜 먹어? 치약 먹으면 안배."(안돼 발음을 며칠 전까지 안배라고 했다.)


4. 바나나를 사 온 지 4, 5일째 되던 어느 날 갈색 반점이 막 생긴 바나나를 보더니

"엄마, 바나나가 탔어. 어떡해."


5. 누나가 핸드폰 게임을 하면 자기도 꼭 공기계 폰으로 게임을 하려고 한다. 폰을 가져와서 소파에 앉으면서 늘 하는 말.

"어디 핸드폰 좀 해볼까?"(회장님이니?)


6. 해가 바뀌어 나이도 바뀌었다고 설명하니 갑자기 울먹이며 하는 말.

"엄마, 그럼 이름도 바뀌는 거야?"


  이밖에도 웃긴 말들이 더 많았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마흔 중반에 둘째 아들 녀석을 키우는 건 확실히 힘들지만 이렇게 이쁘고 순수한 모습을 보면 그 힘듬이 사르르 녹는다. 오래오래 계속 이렇게 어렸으면 좋겠지만 나이 많은 나를 위해서 안될 말씀. 흐흐


  둘째가 초등학생이 되면 내 나이가 49살. 흑. 갑자기 슬퍼진다. 내 자유는 언제 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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