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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Dec 29. 2020

두 달만에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17

  두 아이가 있는 우리 집도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을 위한 날이 되었다. 특히나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교회 성탄예배도 온라인으로 드렸더니 더더욱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질 않았다.


  아무튼 크리스마스 위해 아이들의 선물도 한 달 전부터 미리 사두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보냈다. 방학이면 늘 놀러 오는 고3 조카도 같이 보내서 아이들은 더 좋아했다.


  네 살 둘째는 올해 크리스마스 날을 특히나 기다렸다. 두 달 전부터 뽀로로 컴퓨터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도 조르길래 엄마 말을 잘 듣고 착한 일 많이 하면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실 거라고 약속을 했더니

"엄마, 그르면 나 딴 장난감은 사주지 마. 뽀로로 콤푸터 받아야 되니까."

고 하는 아들.(누가 언제 또 사준다고 했니? 야무진 녀석. 쩝.)


  그러면서 생각이 날 때마다 크리스마스가 언제냐, 몇 밤을 자야 되냐고 계속 물었다. 드디어 24일 아침이 되자 안 되겠다 싶어 하루를 당겨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니 너무나 좋아하는 아들. 산타할아버지가 언제 다녀갔냐고 묻자 산타 어플로 만든 편집 사진을 보여주며

"복근이가 잘 참고 오래 기다려서 산타 할아버지가 복근이 코 잘 때 선물을 놓고 가셨어. 그리고 엄마가 산타할아버지 사진도 몰래 찍어놨다. 복근이 보여주려고."


  우리 집 거실 배경에 있는 산타할아버지 사진을 보여주자 엄청 놀라며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아들. 하하. 왜 이리 귀엽니. 그래. 아직은 산타할아버지를 믿을 나이지. 10살 된 아이는 작년까지는 믿더니 올해부터는 시시하단다. (흥, 너도 작년에 산타할아버지 편집 사진 보고 엄청 놀랐던 건 기억 안나지?)


  둘째는 뽀로로 컴퓨터를 십여 분간 신나게 갖고 놀았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이 먹통이 되면서 키패드가 아무것도 작동되지 않아 새 배터리를 교체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도 작동이 안 되길래 다시 상자에 넣어 택배 포장을 해두었다는 사실.


  크리스마스 다음날 판매처에 전화해보니 택배로 AS 보내란다. 쩝. 두 달을 기다린 선물인데 하필 불량품이 걸리다니. 다행히 둘째는 금방 잊고 다른 장난감들을 갖고 놀았는데 택배 아저씨가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


  몇 년 전부터 거리에는 캐럴송이 들리지 않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많이 보이지 않는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아 참 씁쓸했다. 올해는 아예 밖에 나갈 수 조차 없으니 더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크리스마스였다.


  그래도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고 세상에 딱 하나뿐인 조카와 함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감사한 하루였다.



우리 집에 온 산타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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