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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Dec 12. 2020

엄마, 과자에서 똥냄새가 나

이런저런 이야기 63

  작년 가을 진주에 살 때 동네 친한 동생이 선물이라며 두툼한 쇼핑백 하나를 주고 갔다. 가족들끼리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며 이런저런 먹거리들과 기념품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핸드크림, 열쇠고리, 라면, 수건, 과자, 사탕 등등 다양한 제품들이 골고루 들어 있었는데 과일 건조칩은 마지막에 먹으려고 남겨두었다. 10살, 4살 두 아이들이 다른 과자들과 사탕 등을 다 먹고 난 후 며칠 후 드디어 과일 건조칩을 개봉해서 주려고 지퍼백 형식으로 된 건조 칩 봉투 위를 찢어서 열었다.


"얘들아, 과일 칩 먹자."

라고 말하자 내쪽으로 다가오는 아이들. 4살 둘째가 먼저 나에게 다가오자마자 하는 말.


"우엑. 엄마 이게 무슨 냄새야?"


  그때서야 나도 맡아지는 꼬리꼬리한 냄새. 둘째는 건조칩 봉투 입구 쪽으로 코를 대더니


"엄마, 과자에서 똥냄새가 나."


라고 말하며 도망가는 둘째와 조금 늦게 나에게 온 첫째는 냄새를 맡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멀리 도망을 갔다.


  나는 과일 건조칩이 망고 건조칩인 줄 알았다. 나도 태국여행 때 많이 사 온 것이 망고 건조칩이었기 때문이었다. 언뜻 보고 당연히 망고 건조칩인 줄 알았는데 그건 바로 두리안 건조칩이었다.


  종류가 다른 두 개여서 설마 하며 다른 하나도 열어보았는데 역시나 마찬가지로 똥냄새가 났다. 도저히 한 개도 먹을 수가 없어서 바로 밀봉을 해서 식탁 위에 두었고 혹시나 남편이 먹을까 싶어 두었는데 남편한테도 빨리 치우라고 혼이 났다. 치울 때도 하도 냄새가 강해서 비닐로 여러 겹을 넣어 묶어 버렸다.


  근데 보통 과일 건조칩은 달달하게 만들지 않나. 두리안 건조칩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본연의 맛을 살려 만든 것 같다. 쿨럭.


  두리안 건조칩의 트라우마 때문에 두리안 생과일도 앞으로 절대 먹을 일이 없을 거 같다. 다들 맛있다고들 하던데 아직 먹어본 적은 없다. 두리안 생과일 맛은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지는 밤이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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