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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n 21. 2020

내 생애 마지막 5차 시험관 결과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열네 번째

  결혼 6년 만에 6번 유산 끝에 마지막 5차 시험관을 하고 난 결과를 밝히기 전에 나의 난임 이력을 한번 정리해보았다.


-나팔관 유착으로 복강경 수술

-인공수정 10회 이상 시술

-화학적 유산 4번(출혈같이 흘러내림)

-화학적 유산과 자궁외 임신 동시에 1번(나중에 알고 보니 쌍둥이였음)

-계류유산(8주 때 유산-아기 심장 멈춤)으로 소파수술

-자궁외 임신으로 나팔관 절제도 복강경 수술

-시험관 4차(임신이 한 번도 안됨)

-마지막 시험관 5차 시도


  그리고 내 생애 마지막 시험관 5차의 결과는 임신이었다. 이식 후 7,8일째 그 애증의 임테기를 해보니 흐리지만 두줄이 바로 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4번의 시험관에서 한 번도 임신이 안되더니 마지막 시험관은 임신.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일주일을 바쁘고 빠르게 막 지냈는데 진짜 임신이었다.


  기쁨보다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또 유산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자 임테기를 보여주며 이실직고를 했다. 혼자 몰래 마지막 시험관을 하고 왔는데 임신했다고 하자 남편 역시 기쁨반 걱정 반의 표정이었다. 유산이 자꾸 되었으니 말이다.


  일단은 둘이서만 임신 사실을 알고 있기로 했고 유산 위험에서 벗어나 안정권이 되었을 때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리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든 생각이 이제 임신 성공을 기뻐만 할 때가 아니라 이번에는 유산되지 않고 임신유지를 잘해야 한다,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생겼다.


  다음날 바로 병원에 전화를 해서 임테기를 했는데 임신 반응이 나왔다 하니 보통 이식 후 12일째 피검사를 하는데 나는 하루 먼저 피검사를 하기로 했다. 피검사 수치는 101. 정상적인 수치였다.


  그리고 이틀마다 두배씩 수치가 오르면 되는데 이틀 후 피검사 수치는 267. 역시 정상이었다.


  선생님은 유산한 적이 많으니 면역주사를 맞자고 하셨다. 면역주사는 면역글로불린 주사로 습관성 유산일 때 사용하는 약이었다.  


  임신 5개월까지 매달 한 번씩 병원에 와서 링거처럼 맞는 것인데 몸무게에 따라 맞는 양이 조금씩 달랐다. 나는 8병을 맞았는데 첫 번째 맞을 때는 아침에 와서 오후 늦게까지 하루 종일 누워 천천히 8병을 다 맞았고, 그다음부터는 점점 맞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고 나서 내가 중요하게 한 일은 1년 동안 임신 노력을 위해 배웠던 수지침 센터를 찾아갔다. 수지침을 배우고 나서 집에 와서 직접 손에 뜸을 뜨고 직접 침도 놔보고 하며 꾸준하게 해오고 있었는데, 임신 확인을 하자마자 수지침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그러자 선생님은 맥을 짚어주시고 내 손에 수지침을 놔주셨다. 임신유지에 도움이 되는 혈자리에 수지침을 놔주신 것이었다.


  피검사를 하고 나서 임신 5,6주쯤 이쁜 아기집을 봤고 다시 2주 후 임신 7,8주쯤 아기 심장소리를 들으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갔다.


  6번의 유산을 겪으면서 단 한 번도 아기 심장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터라 초긴장이 되었다. 진료실 앞 의자에 앉아 있는데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이쁜 아기집 사진 ㅡ  동안 철썩 잘 붙어있어 주기를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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