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알게 되어 절친이 된 친구분이 유방암 검사를 하러 가는데 엄마에게 같이 가달라고 했고 같이 간 김에 엄마도 함께 유방암 검사를 했다. 그런데 정작 친구분은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엄마는 왼쪽 가슴에 뭔가 보인다며 정밀검사를 하니 유방암 2기였다.
친구 덕분에 엄마는 유방암 2기였지만 다행히 초기에 빨리 발견할 수 있었고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며칠 후 수술 당일. 가족 중에서 수술이라는 것을 한 사람은 엄마가 처음이라 아빠와 오빠 그리고 나는 수술실 밖에서 울며 긴장하며 덜덜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그때 내 나이가 20대 초반이었다.
다행히 수술이 잘되어 유방암 조직을 잘 제거했고 그 후 약만 드시면서 유방암이 완치가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엄마에게 살다가 유방암이 또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유방암 검사를 자주 하라고 했고 관리를 잘하라고 했다.
관리를 잘한 덕분인지 엄마는 25년 동안 재발도 없고 아무이상 없이 잘 지내셨다. 오죽하면 엄마는 본인 때문에 딸인 나를 많이 걱정하셨는데 가족력이 있으니 나에게 유방암 검사를 자주 받으라고 늘 말씀하셨다. 그러다 보니 나도 낼모레면 50인 나이까지 유방암검사를 꼬박 잘 챙겨서 받고 있다.
그렇게 이상 없이 잘 지내신 엄마가 요 근래 몇 년 동안은 건강검진도 잘 받지 않으시고 약간 치매 증세가 생기셨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의심을 하는 치매가 10년간 보였더랬다. 집에 물건이 없어진다는 둥 자꾸 누가 문을 여는 것 같다, 윗집 사람이 신문을 가져가서 보고 다시 갖다 둔다는 등의 말을 조금씩 하셨다.
재작년쯤, 아빠는 엄마와 함께 치매검사를 하고 오셨다는데 아빠는 정상이 나오셨고 엄마는 칠순이 다된 나이라 노인성 치매증세가 살짝 있으나 등급이 나올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는 말을 하셨다.
그래서 가족들은 안심을 좀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정밀한 치매검사를 받게 해 드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된다.
치매약을 드셨더라면 치매가 늦춰졌을 것이고 엄마는 자신의 건강관리에 더 신경을 쓰셨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