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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Feb 19. 2024

어깨가 부러져 수술하신 엄마

 #3

큰 병원에서 이틀 동안 검사를 받은 엄마는 병원에 질려버렸다. 피검사를 위해 피를 너무 자주 뽑고 수많은 검사들을 하러 이리저리 다니시면서 지치신 듯했다. 엄마는 평소에도 혈관이 좁아 피검사는 늘 힘들어하신 터였다.


그래서 엄마는 검사받는 게 힘드니 며칠 쉬었다가 다시 가겠다며 집으로 와버리셨다. (하지만 그때 엄마는 검사를 절대 받으러 가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신 것 같다.)


그리고 병원에 가는 대신 생채식을 시작하셨다. 생채식으로 몸이 좋아진다는 것을 몇 번 체험해 보신 적이 있으셨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한 달간 열심히 생채식을 하셨다. 그리고 한 달 후 매달 가는 병원 내과에 가셨다. 혈압, 당뇨, 고지혈증 약을 받으러 가셨는데 혈압과 당뇨수치가 정상이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생전 처음 들으시고 엄청 기뻐하셨다. 그래서 나와 같이 더 열심히 생채식을 하셨다.


그렇게 건강을 챙기시고 몸 관리를 나름 잘하셨던 엄마는 며칠후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다가 미끄러지셨다. 욕조에 어깨를 부딪히셨는데 움직일 수가 없으셨다.


거실에 계시던 아빠를 불러 바로 응급실에 갔는데 역시나 계속 아프다고 하셨던 왼쪽 어깨가 부러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히 바로 집 앞에 있던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으셨고 열흘 후에 퇴원을 하셨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엄마는 어깨 수술을 하면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유방암 2기라는 얘기를 하지 않으셨단다.


어깨수술이니 유방암이랑 전혀 상관이 없을 거라 생각하시고 병원 측에 얘기를 전혀 하지 않으신 듯하다. 그때 약한 치매가 있으셔서 그러셨는지, 얘기할 필요성을 깨닫지 못해 그러신 건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엄마는 유방암 환자라는 것에 대해 함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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