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렇게나 가기 싫어했던 병원으로 다시 들어가셨다. 나와 다른 가족들(아빠, 오빠, 조카)의 성화도 있었지만 엄마 스스로도 가슴이 아프고, 몸에 너무 힘이 없고, 기침이 너무 심해져 병원에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엄마는 하루종일 검사란 검사는 다 하고 나서 바로 입원을 하셨고 다음날 아빠와 엄마는 주치의 담당 교수님을 만나 검사결과를 들었다.
유방암이 급격하게 많이 진행이 되었고 폐와 오른쪽 겨드랑이 쪽으로도 전이가 좀 된 상태라고 했다.(폐 쪽으로 전이가 되어서 기침을 자주, 오래 하신 것이었다.) 이런저런 다른 설명도 하셨다는데 주치의 교수님의 목소리가 하도 작아서 잘 못 알아들으신 것도 많았고 이런저런 질문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아빠는 나중에 말씀하셨다.
주치의 담당 교수님 바로 밑에 부교수님이 가끔씩 오셔서 짧게 설명을 해주고 가셨는데 항암치료를 바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항암치료 준비를 위해 엄마는 또 3일 동안 수많은 검사들을 하셨고 3일 뒤 1차 항암치료를 하기로 예약이 되었다.
병원에서의 수많은 검사에 엄마는 지칠 대로 지치셨다. 혈관이 좁아 피검사를 할 때마다 아파하며 힘들어하셨고 엑스레이, 초음파 기타 등등의 검사를 하고 나서도 많이 힘들어하셨지만 별 수가 없었다. 검사를 받지 않으면 치료를 시도조차 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입원하고부터 항암치료 전날까지 3일 동안은 아빠가 엄마 옆에서 간병을 하셨다. 간병이라는 것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아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 옆에서 꼭 붙어 계셨다. 엄마걱정으로 아빠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와 전화 통화를 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날. 병원에서는 간병인이 딱히 없어도 된다고 해서 아빠는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의 1차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보통 항암치료 1차시마다 3,4가지의 주사를 맞는다고 했다. 항암주사 종류만 수십 가지라고. 오전에 엄마는 첫 번째 주사를 잘 맞으셨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오후 저녁즈음에 두 번째 주사를 맞자마자 부작용이 와서 난리가 났다며 병원에서 친정집에 연락이 왔고 오빠와 조카가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