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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l 11. 2024

엄마의 간병을 하러 갔다

#7

친정식구들인 조카, 오빠, 그리고 아빠가 번갈아서 엄마의 간병을 했다.


병원에서는 외부인으로 인한 세균감염으로 보호자가 자꾸 바뀌면 안 된다고 강하게 얘기를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가족들도 힘이 드니 번갈아 할 수밖에.


엄마가 입원한 지 2주 정도 되었을 무렵 나는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일주일정도 엄마의 간병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오빠는 우리 집 둘째도 7살이라 아직 어리고, 병원에서 간병인이 자꾸 바뀌면 안 된다고 했다며 오지 않아도 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그런데 내가 막 우기면서 말했다. 내가 엄마 옆에 있고 싶어서 그렇다고. 내가 엄마를 챙겨드리고 싶고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렇다고. 그 말을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그냥 왠지 엄마옆에서 간병을 꼭 해야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엄마 옆에서 둘이 오랜만에 수다도 떨고 같이 자고, 먹고, 그렇게 하고 싶었다.


오빠는 내가 갑자기 울면서 말을 하자 깜짝 놀랐고, 그 마음을 알기에 병원에 다시 얘기를 해보겠다고 했다. 오빠와 통화를 끊고 나는 바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사정을 바로 말한 후 엄마를 챙겨드릴 과일이며 빵, 음료수 등등을 챙겼다. 그리고 병원에서 일주일 동안 지낼 내 옷가지와 살림들도 꼼꼼하게 챙겼다.


집에 내가 없는 동안 남편이 아이들을 돌봐야 하니 아이들 옷이며, 준비물 등등 또 각각의 살림살이나 냉장고 속 재료와 위치들도 잘 적어서 메모한 후 남편에게 보여주었다.


남편이 2시간여 거리를 운전해서 엄마가 계신 병원에 데려다주었다. 1층 로비에서 오빠를 만나 엄마 간호에 대한 인수인계를 했다. 가족목걸이도 받아 엄마가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집에서 가져온 카트에 커다란 상자 두 개와 내 가방을 끌고 환한 얼굴을 지으며 엄마의 침대로 다가갔다. 침대 커튼을 여니 엄마가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엄마, 나 왔어."


3주 전에 마지막으로 본모습보다 엄마는 더 많이 말라 있었고 머리도 많이 빠져 있었다. 목소리는 쉰소리가 나고 많이 안 좋아 보이셨다. 코에는 호흡기가 끼워져 있었다. 게다가 온몸에는 기계와 호스들이 주렁주렁 연결된 모습들을 보니 참 마음이 아팠다. 그 모습에 울컥했지만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높고 밝은 톤으로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


엄마는 7살 둘째랑 하던 일을 어떡하고 왜 쓸데없이 왔냐며 잔소리를 하셨지만 내심 좋아하시는 눈치셨다. 말도 별로 없고 묵묵한 오빠랑만 며칠을 같이 있다가 마흔 후반이지만 왈가닥인 딸이 왔으니 좋으셨겠지.


엄마와 병원에서 일주일을 아주 잘 보내다 가기로 마음먹었다.





바리바리 챙겨간 엄마 드릴 간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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