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별

한 단어로부터 나오는 생각10

by Esther Jo
별이 반짝이다


17살, 그 때 시작된 나의 꿈은 단순히 트럼펫을 부는 연주자가 아니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영향력을 끼치는 도구가 감사히도 트럼펫이 되길 바라며 말이다.


한번 살아가는 인생에서 직업이 아닌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직업을 통해서 '꿈'을 실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열입곱의 나는 하나의 직업이 아닌 방대한 꿈을 쫒기 위해서서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 연습을 시작했었다.


물론 인정받고 싶음의 욕구, 학력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죽을둥 살둥 쏟아부은 노력들이 그러한 욕심에서만 비롯된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나의 노력의 근원에는 이상과 꿈, 바라는 의미, 원하는 가치라는 훨씬 앞선 다른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었다.


하지만 언제가부터 내가 소중히 여겨왔던 가치가 왜곡되기 시작했다. 누리고 있던 안위가 편해서였던걸까 아니면 야망의 그림자에 가리워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해서 였던 것일까, 언제부터 시작되고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본질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열심히 하는 것은 이전과 마찬가지였지만 열심히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공허함이 더 깊어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었을거라고.


별빛이 시들어가다


반짝이는 모든 것들은 대부분 좋은 것이다. 말그대로 반짝이고, 주목을 받고,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니...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왜'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고, '왜' 그것을 얻고 싶은지 방향성이다.


17살의 나는 반짝이는 나의 꿈을 사랑했었다, 좋은 학교를 가지 않아도 연주자가 될 수 있다면 마냥 행복하겠다는 신념뿐이었다. 그러니 그 꿈은 완벽하게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목적을 달성해야하고, 성취를 해내야하고, 결과를 얻어내야지만 빛나는 별이 될 수 있다는 착각 속으로 빠져들어갔던 것 같다. 그러니,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성취를 하지 못하면, 결과는 내지 못하면 빛나지 않는 별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 기운을 가진 별은, 조금씩 조금씩 빛을 잃어갔다.


다시 빛나는 별


진정한 가치는 저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삶에 있어서 하나의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삶을 사는 재미와 실천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꿈을 쥐어줄 수 있게, 방향을 잡아 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영향력 말이다. 이 의미는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른 의미와는 다르다. 그냥 같이 행복 안에서 어울려가며 자신만의 타이밍과 궤도에서 계속 발전하며 살 수 있도록 돕고 도움받으며 사는 그런 모습이다. 그리고 만약 그 돕고 도움을 받는 환경이 음악을 하는 삶에서 비롯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만 존재할 것 같다.


까먹고 살았던 별의 의미를 차분하게 되새겨보았다. 내가 가장 순수하게 시작했던 마음, 그리고 그럴 수 있었던 나를 되돌리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생기를 얻을 수 있는 시기가 찾아왔다. 별개일 것 같지만, 별빛을 완벽하게 되돌리기 위해서 해야하는 일들이 있었다. 옳고 그름을 바로잡아야 하는 일들이 있었고, 마음에 묵혀있던 짐들과 넉넉하지 못했던 마음에 용서를 구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사랑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모든 것에 감사함으로 받아드렸다. - 다시 눈이 떠졌다. 별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별빛은 여전히 빛나는중?


사실 위 글은 내가 2018년, 이십대 중반, 어떤 과도기를 맞이하면서 썼던 글이다. (물론 브런치북 발간을 위해 수정을 했고 문장을 바꾸기도 했지만, 이때 무슨 감정으로 이 글을 썼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휴학을 하면서 내 인생에 대해, 삶의 태도와 주관을 잡기 위해 내면적인 고민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꿈, 그 순수한 마음은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인성과 결합하는 것 같다. 나의 생각과 마음이 바르다면 내가 꾸는 꿈도 닮아갈 수 밖에 없다. 만약, 나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구겨져있다면 그 곳에서는 바른 것이 시작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나의 별빛을 다시 빛내기 위해 내가 먹었던 못된 것들을, 틀어져있던 것들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그 당시로부터 몇년동안, 나만의 문제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갔고 혼자 떠난 여행을 기점으로 그 문제들의 응어리를 모두 씻어냈던 것 같다. 그 뒤로, 다행히도, 나의 별은 꺼지지 않고 여전히 숨쉬고 있다. 몇 년동안 꺼내지 않았던 이 글감을 이제서야 꺼내는 이유는, 언젠가, 혹시 나의 별이 또 한번 시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반짝이고 싶은 이유의 행방을 놓쳤을 때면, 여러분들 앞에서 재빨리 되찾기를 소원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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