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무는 기업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지만 조직의 직무는 우선순위에 따라 때때로 그 중요성이 정해져 있다. 조직을 열 손가락에 비유한다면 내 직무는 어느 손가락으로 꼽을 것인가? 엄지, 검지, 중지…? 열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는 컴퓨터 자판을 회사로 그리고 두드리는 작업을 업무로 볼 때 가장 중요한 손가락은 어느 손가락일까? 자판에서 가장 기능이 많은 키는 shift key. 컴퓨터 자판의 키는 모두 106개, 그 중 2개씩 있는 키는 alt, ctrl, shift key. 왜일까? 다양한 기능이 있는 만큼 두 개를 자유롭게 쓰라는 뜻이다. Alt의 기능은 24개, Ctrl의 기능은 37개, shift의 기능은 무려 87개라고 한 10여 년 전 기사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우리는 자판의 key가 직접적 입력 도구이기보다는 간접적 연결 key라는 중요성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특히 가장 기능이 많은 shift key는 손가락 중 가장 천대받는 새끼손가락으로 자판을 누른다. 평소에는 가장 한가해 보이고 그다지 하는 일이 없어 보이는 손가락이 새끼손가락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키를 가장 많이 누르고 가장 많은 기능을 연결하는 손가락이 새끼손가락이다.
어느 날 갑자기 어떤 한 직무가 중요하다고 기업의 경영진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는 강력한 정책드라이브가 걸릴 때는 우선시 되고 집중되는 업무가 교육이다. 그리고 그때는 대부분의 경영자가 교육전문가처럼 지금 어떤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당장 시행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곤 한다. 반면 경영환경이 어렵고 난관에 봉착하게 되면 투입자원을 줄인다는 명목하에 가장 먼저 칼을 대는 곳이 바로 교육이란 점은 아이러니다. 손가락 중 위기 시 대중을 단결하고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혈서를 써야 한다면 가장 먼저 칼을 들고 피를 내야 하는 손가락이 새끼손가락이 되고, 심지어 열 손가락 중 자원을 줄이기 위해 잘라내야 한다면 그 또한 새끼손가락이다. 그래서 어쩌면 교육이란 직무는 새끼손가락이 아닐까 싶다.
한 때 중요한 직무였기에 우리는 엄지손가락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변하지 않아요. 라고 할 수 있다면 아집이다. 기업에는 돈을 쓰는 부서와 돈을 버는 부서가 공존한다. 돈을 버는 부서는 늘 실적의 압박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워진다. 그러나 돈을 쓰는 부서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순위로 보면 새끼손가락이라는 것을 내심 부인하지 못한다. 그것이 현실이라면, 기업 교육은 새끼손가락이다. 비록 어려운 시기에 천대받아도 많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Shift key의 기능처럼 그렇게 늘 간접적으로 일을 연결하는 중요성을 갖지만 그것을 평소에 인식하지 못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것은 새끼손가락의 비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