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시절 상사의 공치사가 왜 그리 꼴 보기 싫던지 속으로 ‘잘 났어, 정말!’을 수 십 번도 더 되뇌었다. 그런데 꼰대의 대열에 합류하고 나니 젊은 팀원들의 공치사는 더 가관이다. 과거에는 칭찬을 받아도 팀 성과도 모두 상사의 공으로 돌렸다. 그러면 상사는 깨질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공치사가 시작된다. 우리는 속으로 비난했고, 비웃었다. ‘그거 다 내가 했잖아요. 우리가 했잖아요.’ 하면서... 그러나 겉으로는 맞습니다. “부장님이 계셔서(도와 주셔서) 이렇게 성과가 난 거죠.”라고 멋지게 연기했다.
요즘에는 상사의 공치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들도 이제는 성과로 명줄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고, 또 과거의 공치사 꼰대를 경험한 지금의 관리자들은 그런 행위를 스스로 많이 줄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젊은 팀원에게서 그 현상이 살아나고 있다. 학창시절 엄청난 경쟁과 입시 전쟁을 치르고, 대학에서 학점관리와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었던 이들이 어렵게 입사해 새로운 경쟁에 노출된다. 그들에게 자신의 공을 더 크게 확대 포장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아주 작은 칭찬에 더욱 뻐기며 뻥튀기하는 그들의 모습에 오글거림은 과거를 기억하는 이 시대 꼰대의 몫이다.
과거에 “그거 다 제가 했잖아요.” 했던 내 안의 비난은 성장하면서 정말 그 선배의 몫으로 변했다. 그때 선배의 충고와 아주 작은 ‘one point tip’은 내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연료였다. 그런데 그 때는 그것이 연료인 줄 모르고 그저 간섭이고, 잔소리로 들렸다. 스스로 성장하고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는 줄 착각하고 지냈던 일들이 후회된다. 나와 똑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을 보며 그들도 곧 성장하겠지 하며 안도할 줄 알았는데, 그들의 조로에 놀란다. 그들은 내가 어렸을 때, 보아온 상사의 공치사 꼰대 짓을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해내고 있다.
“김 대리, 야 이거 정말 잘 됐네, 고생했어.”
“아휴 상무님, 이거 정말 제가 미리 정보 찾지 않았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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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식하고 마음 속 웃음이 나왔다.
‘그 정보 가 있는 장소까지 내가 말해준거잖아’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