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살아지는 삶, 살아야 하는 삶

-상실의 아픔과 어설픈 위로

by 다담

만남보다 이별이 더 잦아지는 건 앞으로 더욱 그러하겠지만....그래도 적응이 쉽지는 않다. 모든 이별은 빈틈없이 아프다. 더구나 받아들이는 이로서 예고되지 않은 이별은 더더욱 깊은 상처로 남은 이들을 흔든다. 수 많은 이별의 징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설마하며 무시했거나 보지 않으려, 듣지 않으려 했을 수도 있다. 결국 이별 후 아픔을 오롯이 겪어야만 다시 시작이라도 할 수 있다.

이별의 아픔은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간의 풍화 작용 속에서 무뎌지고 옅어질 뿐이다. 그 누구도 그 이별을 대신 해 줄 수 없으며, 칠흑 같은 고통의 긴 터널을 결국 남은 자가 지나와야 한다. 그래아 다시 밝은 빛을 받아들이고 빛 속에 설 수 있다. 그렇게 산 자는 다시 살아가야 한다는 잔인한 삶의 진리를 모르진 않는다.

인간사는 어찌 보면 전쟁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적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전쟁뿐 아니라 자원이나 종교상의 이유 등 수 많은 전쟁으로 역사가 이어져 왔다. 이런 수많은 전쟁은 결국 승자와 패자를 남기고 승리의 깃대를 쥔 승자에 의해 역사는 기록돼 전해진다.

그러나 어떤 인간도 결코 승리할 수 없는, 한번도 이긴 적이 없는 전쟁이 있으니 다름 아닌 죽음과의 결투이다. 영생한 인간이 없으니 질 게 뻔한 전쟁이다.


엄마를 영영 잃은 친구의 곁을 하필 코로나 격리로 같이 해주지 못했다. 며칠의 장례며 정리 시간을 가진 친구를 만났다. 해쓱해진 친구를 달리 말로는 위로할 수가 없었다. 지난해 내가 겪은 아픔을 말없이 등을 토닥이는 것으로 위로해 준 친구이기에, 나역시 달리 지금 친구에게 무엇을 말하리...

답례품의 문구가 가슴을 찌른다.


그러나, 어미새를 잃은 어린새같은 친구는, 더 아파하는 아내 잃은 아버지 걱정에 남은 자식의 도리를 다하느라 정작 제 가슴의 구멍을 아직 돌볼 틈이 없어 보였다.

두고두고 문득문득 그리운 얼굴이 하루를 집어 삼키는 날들이 올텐데, 친구가 충분한 애도의 시간으로 슬픔을 희석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도 살아지는 삶, 살아야 하는 삶을 살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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