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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쳤나 보다.

아, 원래 비정상이지.

by 정말빛

외출 준비를 마쳤다. 미모가 밀릴 때는 옷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제 가면만 착용하면 준비완료.


어? 가면이 사라졌다. 집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찾을 수 없다. 기차 시간이 다가온다.


낯선 여자가 형광색 옷을 위아래로 입고 두 팔 벌려 나를 맞이했다. 다가가며 어찌할지 머리가 복잡했다. 나는 그 여자를 안으며 밝게 웃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 이상하다.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다. 내가 오늘 처음 보는 여자와 포옹을 했는데, 가면이 없는데...


내가 미쳤나 보다. 이런 일이 생기다니. 며칠 전 병원에서 약을 바꾸었다. 내 우울의 웅덩이가 너무 깊어 혼자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정경원장이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그날 내 힘이 조금만 남았더라면 원장님을 안아주고 싶었다. 불의의 사고로 지인을 보낸 1주기였다. 슬퍼 보였다. 미안하게도 그녀와 마음으로만 울어주었다.


약이 효과를 보는 걸까? 아니면 내가 나아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좋은 사람을 알아본 걸까. 이유를 모르지만 좋은 일이다. 나의 비정상이 정상으로 길을 돌렸기를 바란다.


나는 페르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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