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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깡을 아시나요.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by 정말빛

테무에서 배송이완료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테무에 빠졌다.
우리 이여사 명언 중에 물건을 고를 줄 모르면 돈을 많이 주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트렌드에 예민한 사람이라 남들 하는 일은 다 해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테무깡은 요새 젊은 이들이 가격이 싼 테무 사이트에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 주고 20 - 50만 원어치의 무료상자를 받아 깐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을 되파는 행위까지 포함된다고 하니 참 흥미롭다.


머리가 나쁜 나는 처음 이 말을 듣고 비의 1일 1 깡처럼 매일 테무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것저것 물건을 바구니에 담았다. 많이도 아니고 무료배송을 충족하는 15000원까지만 주문한다. 그래야 매일 할 수 있다.


물건을 받아보고 이여사 말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10가지를 시키면 그중에 쓸 만한 물건은 5-6가지이다. 나머지는 뒹굴어 다니다 쓰레기 통으로 향한다. 이런 무수한 경험 끝에 깨달음이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1. 문구류는 쓸 만하다. 아주 고급진 사양을 원하지 않는다면 문구류는 다이소에서 파는 것보다 좀 더 저렴하고 쓸 만하다. 사진에 보이는 만년필과 리필 잉크 50개가 1500원이다. 써 보니 필기감이 나쁘지 않다. 리필 잉크는 다이소 용과 호환이 된다.



2. 우리나라 사이트에서 물건을 고르고 사진이 똑같은 제품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다. 대부분 저가 제품들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이라 사진이 같으면 같은 물건이라 보면 된다.


3. 의류와 양말류 등은 절대 비추한다. 사이즈를 떠나서 사진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원단은 음… 거의 우리나라 보자기와 비슷한 이상 야릇한 것들이다. 여름옷은 더워서 입을 수가 없고 겨울옷은 번뜩거리는 특유의 재질감에 입고 나가기가 부끄럽다. 옷은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직접 보고 사입자.



4. 반품이 생각보다 쉽다. 단, 물건의 버려서는 안 된다. 큰 포장 봉지의 바코드가 훼손되지 않게 해서 그 봉지에 그대로 넣어서 보내면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의 하자라고 쓰면 무료로 가능하다.



이렇게 달인이 되기까지 내가 얼마나 많은 물건을 샀는지는 밝히지 않겠다. 오늘은 8가지를 샀는데 다 쓸만하다. 단지 가위가 생가보다 작아서 아쉽긴 하다.


테무깡에 도전해 보았으나 지인들이라도 초대 링크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 아주 가까운, 모든 행동을 재롱으로 봐줄 지인이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나는 마지막 6단계에서 늘 포기한다. 테무를 이용하지 않는 지인을 찾아서 추천하기.


나는 내가 벌어서 먹고 살 팔자가 확실하다는 걸 테무도 보여준다.

환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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