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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그라미 에세이 필명공모전

무명의 작가 지망생이 살아남는 법

by 정말빛

어제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공모 하나를 주최했다. 정그라미 에세이 필명 공모. 정그라미라는 이름은 그림책 작가로 정답고 동그란 이미지를 주고자 만들었다. 주변에서 필명을 바꾸어 보라는 제안이 여러 번 있었고 나도 그 말에 동요되었다. 아직 정식 출간도 하지 않은 작가지망생에게 필명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꼭 잘 팔리는 책을 만들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서평단 활동을 하며 좋은 책이 잘 팔리지 않는 경우를 보았고 반대로 화제성과 유명세를 업고 잘 팔리는 책도 보았다. 출판계에서 아니,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에서도 나는 듣보잡이다.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나는 스스로를 마케팅해야 한다. 그래서 꾸준히 글을 올리고 서평을 쓴다. 책 읽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나를 노출시키려는 의도가 더 크다.


지난 글에서 말했듯 나는 스스로 벌어 먹을 팔자를 타고났다.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혹여 실패하더라도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다. 말이 없고 존재감도 없는, 그냥 교실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내성적인 아이가 자라, 내 교실을 사랑으로 장악하는 어른이 되었다. 공짜도 그냥도 없었다. 많이 공부하고 노력했다. 나는 그 열성과 근성을 글 쓰기에 이어갈 생각이다.


성공한 작가가 되지 못해도 실패한 작가는 되고 싶지 않다. 성공하지 못한 것과 실패한 것은 다르다.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타인에게 높이 평가받지 못한 것이지만 실패했다는 것은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말장난으로 보일 수 있다. 성공과 실패 중간쯤 어딘가에 자기만족이 있다. '졌잘싸' 같은...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무기는 잘 쓰인 글과 나를 알리기 위한 꾸준한 노력, 그리고 시의적절한 영리함이다. 어제 나는 영리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또 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영리하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니 영악함으로 오해 않길 바란다.


그래서 탄생한 내 필명은

정말빛이다.

맑고 빛나는

말이 빛나는

정말 빛나는

작가 정말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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