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서 추워진다고 호들갑을 떨어 옷을 두껍게 입었더니 오후엔 좀 덥다. 다음 주쯤 마지막 단풍을 즐기고 나면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아침을 맞지 않을까 싶다. 스친 듯 지나는 계절이다.
프로필 사진에 연예인을 닮긴 했는데 정확히 누구라 지목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남자가 웃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 얼굴이다.
woori_koon
역시나 무슨 뜻인지는 모른다. 이름 같기도 하고. 동네 축구에 진심인 아저씨다. 아재개그를 좋아하니 아저씨로 보았다. 나의 스친이들이 어떻게 묶였는지 잘 모르지만 하나같이 글을 잘 쓴다. 말을 얼마나 맛깔나게 하는지 얼굴을 마주 보고 시답잖은 농담을 나누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 아재는 티키타카의 달인이다. 누군가의 댓글에 툭하고 던지는 반문이나 댓글이 기가 막힌다.
이 친구의 특이한 취미에 놀랐다. 부케를 만드는 그의 손끝이 섬세했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며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어른이인지라 그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같지 않을까?
애정하는 일에 진심을 다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태도가 참 매력적이다.
시간과 상황을 쓸만한 핑곗거리로 늘어놓고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하는 나를 반성케 한다.
젊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외모를 가꾸는 곳으로만 향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 사고와 습관까지 세월에 휩쓸려가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뭘 해도 좋은 아침을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 안녕 나의 스친이들. 우린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