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연우 Oct 13. 2022

지구별을 노래하는 연우와 어린왕자

살아온 시절 고단함 쯤이야


살아온 시절 고단함 쯤이야  / 유설 정연우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배불리 한 번 먹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쌀독에, 그 작은 쌀 한 톨이 없어서

쌀독 밑바닥을 박박 긁는데, 그 긁는 소리가

허기진 배가 아니라 심장을 긁었던지

지금도 허기진 날이 오면

심장에 비가 내리는데

밤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는 별들을 보면서

'저것이 쌀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다가

잠이 들었던 그 날이, 살다보니

허기진 배보다 더 단단해져서는 이제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괜찮다네!


콩씨 뿌리고 남은 자투리 콩 볶아서

비 오는 날, 어느 한군데 안 쑤신데가 없는 무릎에서

내 새끼 콩 먹는 소리가 얼마나 맛있던지

살다보면 살아지는 것이 인생이라더만은

참으로 그렇더만!


솥단지 하나 달랑 들고 저금 나와서

남의 집 접방에 살면서도

바람만 들치지 않아도 좋겠다며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애들만은 배 굶지 말라고 가르쳐놨더니

즈그들 앞가림 하고 살고 있으니

살아온 시절 고단함 쯤이야

그것이, 뭐가 그리 대수겠는가


참 그렇다.

ㅡㅡㅡ

#살다보면살아지는것이인생이라더만은 #살아온시절고단함쯤이야 #콩먹는소리가얼마나맛있던지 #참그렇다

#곡성어르신들의인생이야기 #장맛을찾아서

#장맛은국력이다

작가의 이전글 지구별을 노래하는 연우와 어린왕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