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면담에서 휴직 대상에 해당되니 휴직을 고려해보라는
말에 사실 난 '아니요. 퇴사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휴직 대상에 해당되는걸 이제 안 것이니 하루만 생각해보라며 면담을 종료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깔끔하게 퇴사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웬 휴직인가?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뒷골이 당겼다.
동료들과 친구, 가족들에게 현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10명 중 9명이 휴직은 하라 했고 1명이 퇴사를 권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나는 9명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다수의 사람들의 생각이니 어쩌면 이게 정답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일단 1년을 쉬면서 이직 준비를 하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고 내년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휴직하고 치료를 받는 쪽을 생각하라 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동안 모아둔 돈은 100원도 없는 내가 휴직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도 하지 못하는데 생활비는 어쩌고. 한숨만 나왔다.
결국 난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로 했다. 휴직기간 동안 생활비를 받고 퇴사를 하게 되면 퇴직금을 부모님께 드리기로 했다. 그렇게 난 1년 동안 무급휴직을 하기로 했다.
팀 담당자에게 휴직 의사를 얘기하고 본격적으로 휴직 절차에 들어갔다. 절차는 답답했고 느렸다.
언제까지 근무하길 희망하는가?
담당자에게 6월 30일까지 근무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계약직 직원의 휴직은 처음이니 검토해봐야 할 부분이 많아 원하는 일자는 불가능할 수 도 있다.
이런 애매한 답변을 받았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6월 30일 이후에도 이 지옥으로 한 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숨 막히게 만들었다.
질병상 휴직 대상에 해당되니 증명할 서류가 필요하다.
9년의 시간 동안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고 있었고 3개월 동안 만성골반통 진단받고 산부인과에서 치료 중이었다. 또한 최근 상사와의 어려움으로 우울증을 진단받아 정신병원도 다니고 있었기에 나의 질병을 증거 할 수 있는 자료는 충분했다.
필요한 서류를 전달하고 나는 계속 기다렸다. 그렇게 6월 30일이 됐다. 놀랍게도 회사에서는 6월 30일까지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 난 가만히 있었냐고? 아니다.
담당자를 찾아가 휴직 신청서를 언제 줄 것이냐, 6월 30일에 휴직 처리되는 것이 맞느냐 물었지만 담당자는 시원하게 답변해주지 않았다. 확답을 주지 않은 그 시간 동안 나는 묵묵히 내 일을 정리했고, 주변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기다리던 6월 30일이 됐고, 담당자는 오후에 내게 와 과장님께 인사드리러 가자는 말을 전했다. 과장님을 만나러 가는 길 20분, 과장님과 인사를 나눈 시간 고작 3분, 퇴근 전 담당자를 비롯해 팀원들에게 인사 고작 2분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인사하고 3년의 회사생활을 잠시 접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