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제주에서 3주살이 - 16일차

by 소슬바람



아침부터 반가운 날씨에 기분 좋게 일어났다. 제주에 있으면서 날씨 공식을 세운 게 있는다.


비가 올 때는 실내

날이 흐릴 때는 카페

햇살이 따사로울 때는 해변

컨디션이 좋으면 걷기, 오름 가기

당연한 건데 이제 알았어요?라고 묻는다면 뭐.. 네!라고 대답하겠다.


수박마을 신엄리에서 출발해 애월 해안도로를 걷고 시내 쪽으로 가야 하니 중간에 올레길 쪽으로 걷기로 했다. 숙소 뒤가 해안도로랑 바로 연결돼 있으니 걷기에 참 편하고 경치 구경하기 너무 좋았다.







쉬어갈 겸 방문한 애월 기록에서 드라마 대사 캘리 작업을 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작업물을 올리다 보면 타인과 비교하게 돼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 작업물은 가독성이 떨어진다. 자간의 간격이 너무 좁고 글씨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 캘리그래피이지만 캘리그래피라고 말하기 그럴 정도로 글씨체가 예쁘지도 않다.

이럴 때 해결방법은 딱 한 가지이다. 내려놓는 것이다.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를 내려놓음으로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묵묵히 연습하다 보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가질 수 있을 테니 그저 천천히 나아가기로 했다.




애월 기록에서 쉬고 나니 허리에 힘이 빠져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이호테우해변은 크게 좋아하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올 때마다 큰 감흥은 없다.

말 등대가 너무 유명해서 그런가, 캠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언제 와도 기분 좋은 곳 어영마을, 어영공원이다. 제주로 이주를 한다면 꼭 이쪽에 살고 싶다.

정자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여긴 공항 뒤쪽이라 비행이 이륙하는 게 잘 보여서 가끔 멋진 비행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청귤 소바를 먹으러 갔는데,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하길래 그럼 어딜 가야 하지 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지도에 저장해 둔 곳이 없어 그냥 집 근처에서 먹기로 하고 단골 옷가게에 갔다. 작은 꽃이 그려져 있는 나시원피스를 살까 말까 고민했다. 입어보니 약간 작은 거 같고 평소 입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잘 입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무엇보다 36000원이라는 옷의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사고는 싶으나 생활비로 써야 하는 돈이니 사지 말아야 했는데, 나는 그냥 옷을 사버렸다.


매사에 감정적인 나는 돈 쓰는 행위를 할 때마다 후회를 하곤 한다. 필요해서 산 물건이 있더라도 사고 나서는 후회 한다.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사 먹어도 후회를 한다. '좀 더 싼 걸 먹을걸'하면서 말이다. 후회는 자기 비난으로 돌아온다. 정말 웃긴 건 방금 그렇게 후회를 했음에도 또 맘에 드는 옷을 보면 '사고 싶다'하고 중얼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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