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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글이 Oct 31. 2023

스트레스 훨훨! 매운 고추감자볶음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반찬

한때 다녔던 회사는 야근도 밥 먹듯 하고

업무 스트레스도 너무 심해

몸과 마음이 성할 날이 없었다.

그때가 혼자 살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는데

집도 멀어 야근하고 퇴근하면

밤 11시를 우습게 넘기곤 했었다.


그날은 감기 걸려 컨디션도 최악인 데다가

공들여 쓴 기획서 개똥 같다고

팀장한테 봄날에 이불 털듯 혼나서

멘탈이 붕괴직전이었다.

야근하고 그나마 빨리 9시 즈음 집에 왔는데

깜박 잊고 안 먹은 약을 넘겨야 하는데 빈 속이네?


밥통을 보니 다행히 찬밥 조금 남아있는 상황.

그런데 냉장고에 씹어먹을 거라곤

시들시들한 청양고추 개뿐이었다.


평일에 야근열차 타고 달리고

쉬는 날에는 자기 바쁘니 장 볼 시간이 있어야지.

배만 좀 채우자는 생각으로

밥에 물 붓고 끓여서 청양고추 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눈물과 함께 욕이 쏟아져 나왔다.

그 와중에 고추는 왜 이렇게 톡 쏘는지.

반찬이 매운 건지, 직장생활이 매운 건지

눈물콧물을 쏙 뺐더니 속이 뻥 뚫리긴 했다.


이후로 스트레스가 높은 날에는

고추를 넣은 매운 반찬을 즐겨 먹는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나 할까.

그중에서도 만들기 쉽고 한 끼 반찬으로 좋은 고추감자볶음을 소개한다.



일반 풋고추보다 크기가 작은 고추가 있어

이게 뭔가 하며 봤더니 조림용 고추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한입 크기로 먹기 좋아 보여 장바구니에 쏙.

씻어서 먹어 봤더니 작은 게 제법 매웠다. 이 정도라면 오늘 매운 반찬 주인공으로 합격!!

감자는 알감자를 깎아 반으로 잘라보았다.

둘 다 국대접으로 하나 분량 정도 된다.



그럼 요리 스타트!

우선 기름 두른 팬에 다진 마늘 조금 넣고 볶다가

감자부터 넣고 볶아준다.


여기에 진간장 2수저, 맛술 2수저 

사진 찍는 걸 깜박해 그림이 없지만

생수도 2수저 넣고 약한 불에서

감자부터 익힌다.


고추를 너무 볶아 익혀버리면 특유의 식감과

색을 잃어버리기 쉽다. 고추는 불기운만 살짝 주는 선에서 조리를 마무리하는 것이 포인트.

따라서 단단한 감자를 입맛에 맞게 익혀주는

작업을 이 과정에서 끝마치도록 하자.


감자가 익었다 싶으면 참치액 반수저, 고추를

넣고 1~2분 정도 센 불에서 볶고

쌀엿 또는 올리고당 1수저 넣고 섞는다.


난 매콤한 맛 추가하고 싶어서

고춧가루 1수저 넣었는데,

이건 기호에 따라 빼도 된다.

고춧가루 색이 재료에 골고루 묻을 정도로 짧게

볶은 후 불 끄기.


참기름과 깨소금 넣고


접시에 담으면

보기만 해도 침샘 자극하는

매운 반찬 완성!



요즘 하는 일이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산 넘어 산. 인생이란 게 정말 그런 것 같다.

이럴 땐 좋아하는 선배가 한 말이 떠오른다.


힘든 일도 결국 지난 일이 되니

침 한번 꿀꺽 삼키고 정신 바로 잡으라는.


맞는 말이다. 에이. 고추보다 매운 인생살이.

잘 먹고, 잠 잘 자고, 운동도 좀 하면서

고비를 무사히 넘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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