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름에는 국이나 찌개를 잘 안 한다. 더위를 너무 심하게 타는 체질 탓에 뜨거운 국물요리가 그다지 당기지 않아서다. 가족이 있으면 뭐라도 보글보글 끓이고 할 텐데, 1인 밥상만 차리면 되다 보니 여름철 국물요리는 선선해질 때까지 잠시 멈춤이다. 아! 좋아하는 미역국 정도는 잔뜩 끓여서 냉동해 먹곤 한다.
국물요리 없이 밥을 먹어야 해서 여름에는밑반찬을다양하게 만든다. 상하기 쉬운 나물보다는 좀 두고 먹을 수 있는 마른반찬 위주로.
멸치볶음, 진미채무침과 더불어 즐겨 먹는 반찬이 건새우볶음이다. 건새우는 된장국이나 부침개에 넣어도 맛있고, 원물을 갈아 조미료로 써도 될 만큼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인 것 같다. 밑반찬을 만들어도 은근 밥도둑이라는 사실.
건새우에 케첩 양념을 넣어 달달하게 볶아 먹어도 되지만, 난 '매콤파'라 고추장 양념을 주로 쓴다. 맛있게 볶아봐야지. 일단 냉동실에서 잠자는 새우 좀 꺼내고.
건새우(종이컵으로 수북하게 2개)를 마른 팬에 볶아서 수분을 날려준다.저건 머리를 뗀 두절새우로 소자 사이즈에 해당된다.
아주 약한 불에서 볶다 보면 새우가 하얗게 변하는데, 이때 빼서 충분히 식혀준다. 양념 없이 볶은 건새우... 달큼한 게 얼마나 맛있는지. 저렇게 볶아놓은 거 하나 둘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양념은 고추장 한수저 반, 진간장 반수저
케첩양념이 좋다면 고추장 대신 케첩을 두수저 넣는다.
맛술 두수저 그리고 쌀엿 또는 올리고당 한수저 반 넣고 섞기.
양념 준비가 끝났다면 기름 두른 팬에 다진 마늘 반수저 넣고 볶은 다음 양념장을 넣는다.
양념장이 보글보글 끓으면 건새우 넣고 양념을 골고루 묻혀가며 볶는다. 좀 더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이때 고운 고춧가루 솔솔.
양념 넣기와 볶기가 끝나면 불을 아주 약하게 조절한 후 건새우를 넓게 펼쳐 1분 정도 '수분 날리기'를 해준다.이후 참기름,깨소금 넣고 불 끄기.
TIP 건어물볶음을 할 때 마지막 단계에서 수분을 날려야 좀 더 바삭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프라이팬도 크기가 넉넉한 걸 사용해 재료가 서로 붙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불을 끄고 나서도 종이포일이나 쟁반에 재료를 펼쳐 온기 없이 충분히 식혀서 냉장고에 넣도록 한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건새우볶음 완성!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크기가 작은 건새우볶음은 밥에 넣고 비벼먹으면 딱이다. 수저로 푹 떠서 쓱쓱 비비면 밥 한 공기 뚝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