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섭 Jun 03. 2022

장화 신은 고양이 얼굴이 이해가 안 된다

강박 대처하기


어느 날 내게 저 아저씨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고 했다.

“ 아빠, 장화 신은 고양이 아저씨가 자꾸 떠올라”

“응? 왜?”

“몰라. 티브이 광고에서 나와서 봤었는데 자꾸 떠올라. “


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 이 녀석 왜 그러지? 어이없네.”


그때까지만 해도 장화 신은 고양이 아저씨 얼굴이란 말을 천 번 이상 들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며칠 동안 계속 아저씨 얼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라고 말해서 난 정말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2주 지났을까?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아빠, 난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 봐. 머리가 이상해진 것 같아.”

“왜?”

“자꾸 장화 신은 고양이 아저씨 얼굴이 생각나서 무서워.”

“••••••”


그러면서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그것도 매일 밤마다 무섭다고 울었다.


그제야 난 부랴부랴 여러 대학 병원에 연락해서 빨리 예약을 앞당기려 했다. 다 불가능하다 해서 가까운 개인 병원으로 찾아갔다.


“ ADHD 아이들에게 오는 흔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틱, 불안, 공황, 강박이 찾아오는 시기가 있어요. 일단 안정제 약을 추가로 드릴 테니 일주일 복용하고 또 뵙기로 하죠”


그리고 바로 심리 선생님도 찾아갔다.

“매우 안 좋을 수 있는 상황이니 잘 지켜보고 편안하게 해 주세요.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받는 상황은 줄여주시고 아이에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고 공감해주고 많이 힘들겠다까지만 하세요.”


1. 그런 생각이 들었구나.

2. 나도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었는데 무서웠었어.

 너도 무서워서 많이 힘들겠다.

3. 또 어떤 점이 힘들어? 내가 무얼 도와줄까?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설명이 필요할 땐 객관적이며 상식적인 논리로 이해시켜주고 맘을 많이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라고 말하셨다.


그리고 학교 담임선생님과 도움반 선생님께 알려 유심히 관찰 부탁드렸고 수업도 당분간 오전만 할 수 있도록 부탁드렸다.

모든 치료 선생님들께 이 사실을 알렸고 아이가 스트레스받는 수업은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일주일 후 의사에게 큰 진전이 없었음을 알리니 약을 바꾸자 하셨고 매디키넷에서 스트라테라로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안정제는 용량을 늘렸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서야 아인 우리의 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 그 분장한 아저씨도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와 부인을 위해 돈을 벌려고 연극하는 거였구나”

“……”

“ 그 아저씨도 돈 벌어서 가족이랑 캠핑카 타러 가려고 했던 거구나”


이후 아이는 그런 비슷한 상황에서도 장화 신은 고양이 분장한 아저씨의 경우를 적용했다.


“아 저 아저씨도 가족들을 위해 분장하고 연기하는 거지?”


“아빠, 저 포스트에 붙은 사람들도 다 가족들하고 여행 가려고 연기하는 거지?”

 

한 달 정도가 지나서 장화 신은 고양이란 단어를 듣지 않게 되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314844/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314844/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2/12/121218121423.htm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700219/

https://en.m.wikipedia.org/wiki/Biology_of_obsessive–compulsive_disorder

작가의 이전글 발달장애아이에게 기적은 올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