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준비해본 적 없는데 승무원 될 수 있을까요?
30대 이상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셨나요?
오늘은 외항사 승무원 준비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외항사 승무원으로 오래 일하고 있기도 하고 여러 항공사를 최종 합격한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승무원 관련 질문을 많이 하는데요. 이번에 공통적으로 저에게 물어본 질문은 "승무원 준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승무원이 될 수 있을까?"였습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요즘 카타르항공, 에티하드 항공 등 여러 중동 항공사 채용이 활발한데요. 중동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쪽 항공사들 즉 스쿳이나 젯스타, 싱가포르항공, 에어아시아도 채용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외항사 승무원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나도 한 번 해볼까"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저한테도 여러 명이 묻는 거 보면 그래요.
일단 20대 분들은 당연히 외항사 승무원 완전 쌉가능하니 제외하고, 30대를 예로 들겠습니다. 아니 만 30세 이상, 즉 한국 나이 33세 이상인데 외항사 승무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하는 분들께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그에 대한 답변은,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에 저에게 물어본 한 명은 서비스 직종에 오래 일한 친구입니다. 30대 중반이지만 서비스 직종에 10년 가까이 일하고 있고 키도 크고 늘씬하며 인상도 좋습니다. 영어 회화도 가능하기 때문에 나이보다도 이 친구의 가능성을 알아주는 회사를 만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번도 준비해보지 않은 길이기에 과외나 학원, 스터디 등을 하면서 면접 준비를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또 요새 신입 승무원 채용에 나이를 보고 있는 에미레이트 항공이나 에티하드항공은 힘들 수도 있다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베이스나 카타르 항공처럼 나이 제한이 없는 항공사를 공략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즉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얘기해주었습니다.
제 브런치 독자 한 분은 저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내셨습니다. 30대 후반인데 영어 회화 의사소통과 외모가 된다는 가정하에 외항사 승무원 합격에 가능성이 있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제 의견은 같습니다. 될 수 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얼굴도 모르는 제가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 지원 안 하실 건가요? 또 독자님(편의상 독자라고 부르겠습니다)의 배경이 어떤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붙을 것 같다 안 붙을 것 같다고 감히 판단할 수 있을까요? 30대 후반이어도 서비스 직종에 오래 일했거나 20대 초반에 잠깐이지만 승무원 일을 했던 전직이라던가 해외 생활을 오래 해서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안 해보고 평생 미련 남는 것보단 일단 해보고 후회 없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또 지난번에 얘기했듯 제가 다니고 있는 에티하드항공은 재입사자들을 제외하고 2022년 한국인 신입 승무원 채용 기준 92년생 이전 출생자는 뽑지 않았습니다. 이건 추세이기도 하지만 통계이기도 해요. 91년생인데 안될까요? 저도 모릅니다..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어요. 아무도 안 뽑았지만 독자님이 정말 뛰어난 후보자라면 당연히 뽑힐 수도 있어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채용담당자들만 알고 있음) 후회하지 말고 지원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저는 코로나 이전 2019년 채용 합격자로 나이를 많이 보지 않던 때에 전직이지만 신입으로 합격했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다르니 나이를 묻는 질문은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 독자님이 나이가 많아도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어요. 내가 정말로 외항사 승무원이 되고 싶은 건지 그 회사의 유니폼이 이뻐서 혹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올라오는 막연한 환상 때문에 그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건지 한 번 자기 자신에게 솔직히 물어보길 바랍니다. 정말로 외항사 승무원이 되고 싶다면 나를 알아봐 주는 회사를 만나서 얼른 승무원이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모든 차기 외항사 승무원분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