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산책길을 그리다. 내 마음의 평온도 그렸다.

워킹맘 다이어리 #107

● 2021.8.8.(일)

● 찌는 듯 더운 여름

● 워킹맘 다이어리 #107 :: 산책 길을 그리다. 내 마음의 평온도 그렸다.



지인 : 잘 지내? 어떻게 살고 있어?

나 : 응. 언니~ 오랜만이야. 언니는 잘 지내?

지인 : 응. 난 그냥 그냥.. 인사이동으로 업무가 바뀌어서 적응 중이야.

나 : 아. 언니~ 나도 인사 나서 새로운 팀, 새로운 업무 맡은 지 한 달 지났네.

지인 : 그렇구나... 적응은 좀 됐어?

나 : 그게.. 말이야. 언니, 문제가 좀 생겼어.

지인 : 문제?  새 부서에서 무슨 일 있는 거야? 일이 어려워? 누가 괴롭혀?

나 :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지인 : 뭔데? 무슨 문제가 생겼어?

나 : 언니~~ 그게 말이야... 일이 너무 재밌어 ㅎㅎㅎ

지인 : 야! 난 걱정했잖아. ㅋㅋㅋㅋㅋ 하긴, 네가 어딜 가서 뭘 한들 못하겠냐?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거지  ㅎㅎ

나 : 언니, 사실 내가 해봤던 일도 아니고, 잘하는 글쓰기나 언론대응 그런 업무도 아니고, 해보고 싶었던 업무도 아니라 은근 걱정 많았는데, 한 달 해보니까 은근 매력 있는 업무더라고.. 그리고 일단 일도 일이지만, 일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잖아.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 업무 능력도 되고, 인성도  좋은 상사를 만나기도 했고...

지인 :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직장에서 사람을 가려 만날 수가 없는 건데... 정말 다행이야.



오랜만에 연락한 지인과의 통화처럼, 정말 다행히... 새로운 부서에서 한 달이 지나고 나는 새로운 일이 재미를 붙이며 2021년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인사 발표가 나던 날.  내 기대와 달리 생소한 업무를 맡게 돼서.. 난 다소 당황했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면서 그건 기우였음을 알게 됐고... 새로운 부서에서 새로운 멤버들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소한 기쁨을 누리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이제 연차가 있으니 나도 어느 정도 업무에 굳은살이 베긴 건지 새로운 업무라고는 하지만, 금세 적응 후 업무를 하나하나  해나가며 자잘한 개운 함들 속에서 나름의 보람을 찾고 있다.


그리고 인사이동 후 한동안 멈추었던 야간 산책도 다시 시작했다. 나의 하루 중 가장 평온한 시간을 꼽으라면 단연 산책 시간이다. 목디스크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했던 하루 만보 걷기... 시작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지금은 나의 하루를 장식하는 가장 평온한 순간이 되었다.

야간 산책을 하다 만나는 우리 동네 야경은 언제나 행복이다.


시골 동네 작은 호수 위에 비친 아파트 모습은 대도시의 마천루 야경이 부럽지 않다. 걷고 또 걷다 마주하는 야경을 간직하고 싶어서 종종 스마트폰 사진으로 담아두곤 했는데, 문득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어 졌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 동네 야경~


마지막에 가로등 불빛들을 그릴 때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일상을 살다 보면 참 별거 아닌 일로 에너지를 써야 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별거 아닌 일로 긍정 에너지가 충전될 때도 있다. 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시 직장으로 복귀 후 가정과 일을 병행하며 쓴 '워킹맘 다이어리'를 쭈욱~~ 돌아보며 느낀 게 인생은 거창한 사건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소소한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완성되어가고 있다는 거다.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내  기대나 마음먹은 대로 안될 때도 있지만 그럴 때 툭툭 털고 또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다 보면 일상 속에서 다시금 소확행도 만나게 되고, 감사가 넘치는 순간도 마주하게 된다... 지금처럼...

작가의 이전글 워킹맘 다이어리 ::행복의 조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