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강-카페창업: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

다 때려치고 카페나 차릴까?

by 선인장쌤

카페 창업을 한다고 하면 주변의 반응은 2가지로 수렴된다.


1.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라며 웃으며 응원하는 경우

2. "요즘 카페 많이 힘들다던데..." 걱정하며 만류하는 경우


나 또한 카페를 준비하면서 주변의 응원과 격려, 우려와 걱정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마주했다.


평생 직장인 교사를 그만두고 갑작스레 카페를 차린다니, 누군가에게는 진취적인 도전이고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도박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안 그래도 고독하고 외로운 창업 준비과정에서 질타 섞인 냉정한 말을 듣는 것은 서운함을 넘어 원망스러운 맘이 들게 마련이다.


어차피 나는 창업할 건데, 그냥 응원만 해주지. 어찌들 가타부타 말이 많은지, '카페 시장이 어떻고~ 요즘 경기가 어렵고~' 나중에는 걱정해주는 말에도 도리어 화가 나기도 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예비 창업자들이여 꼭 기억하라. 이 또한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며 오로지 성공만이 당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다.


오늘은 저번 10강에 이어서 해석수준이론을 통해 우리 예비 창업자 주변의 '말말말'을 이해하고, 또 카페 창업에 대한 스스로의 사고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해석수준이론2.jpg 또 해석수준이론이요? 저번에 배웠잖아요!


해석수준이론에서는 대상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거리'에 따라 개인의 해석과 반응이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심리적으로 먼 대상: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관점에서 해석

심리적으로 가까운 대상: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에서 해석


당신의 주변인들이 창업에 대해 가타부타 이야기하며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당신에 대해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서 이야기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


영화 인디아나 존스 3편에서는 인디아나 존스가 헨리(인디아나 존스 주니어)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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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오토바이 수리공을 하고 있다는 헨리에게(자신의 아들임을 알기 이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지, 남들의 시선은 상관 없어." 라고 말하며 폼을 잡는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며 사실 헨리가 자신의 전 여자친구 사이에서 나온 친자식임을 알게 되고, 그는 도리어 전 여자친구에게 역정을 낸다.


"왜 학교를 그만두게 놔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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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존스3.png 전세계를 무대로 목숨을 건 모험을 즐기는 그도 한 명의 아버지였다(...)


남의 자식(심리적으로 멈)이었을 때는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라며 모험을 부추기던 사나이가 헨리가 사실 자기 자식(심리적으로 가까움)이었음을 알고 나서는 당장 집에 돌아가서 학교를 다니라고 성을 내는 보통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우리의 창업에 말을 얹는 사람들 또한 비슷한 심리로 반응하는 예시이다. 사실 남이 어떤 삶을 추구하던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은 쉬운 것이다! 마치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Gemini_Generated_Image_72tmpe72tmpe72tm.png 사실은 다 당신을 위한 말이랍니다


그러나 나의 가까운 가족, 친구가 대상이라면 말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인터넷에 카페 창업을 고민중이라고 글을 쓰면 카페 사장들이 달려와 말리는 것도 심리적 거리(카페 사장 - 예비 창업자)가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자, 그럼 예비 창업자인 당신의 변화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본격적으로 카페 창업의 길에 들어서기 전, 당신은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시선으로 카페 창업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아직은 '카페'라는 업계와 '카페 사장'이 된 스스로가 시간적, 심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 한참 전의 당신처럼 설레이고 모호한 좋은 감정, 낭만적인 느낌에 사고가 머물기 쉽다. 카페를 실제로 운영하며 감당해야 하는 현실적인 요소들보다는 '카페 사장'이라는 꿈에 다가가는 스스로에 대한 도취감, 남들은 뜯어 말렸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예쁜 공간을 만들어내는 성공 스토리에 가슴이 뛰는 것이다.


그러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대출을 받아 공사가 시작되면 낭만 사이로 현실이 비집고 들어온다. 온갖 활자와 수식들에 머리를 싸매고, 준비해야 할 것은 많은데 시간은 촉박하게만 느껴진다. 오픈을 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밀려드는 손님과 주문, 말 안 듣는 알바생에 속이 탈 때도 있고, 애써 준비한 디저트가 팔리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처분하거나 손님이 없어 하릴 없이 창문만 닦을 때도 있다.


'카페'가 당신의 일터가 되고 '카페 사장'이 당신의 직업이 되면 낭만은 온데 간데 없고 당장 처리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다. 모두가 이런 과정을 거친다.


Gemini_Generated_Image_okvmaeokvmaeokvm.png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 이렇게 사장이 됩니다.


하지만 세상사 그렇지 않은 일이 무엇이 있을까? 꿈도, 사랑도, 우리가 바라던 모든 것들이 막상 일상이 되면 신비감을 잃고 현실의 세계로 추락하지 않던가.


걱정하지 마시라. 결국 당신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낼 것이니까. 다만 이상향만을 좇다 당신이 챙겨야 할 현실을 외면하지 말라는 이야기.




이로서 해석수준이론을 통해 바라본 우리와 주변인들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창업이란 본디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마주하는 법이다. 이 사업이 제대로 굴러갈까?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서 주변인들이 한마디씩 던지는 말까지, 내적으로던 외적으로던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한다.


나 또한 만반의 준비를 기했음에도 카페 오픈 이틀 전부터 '내가 뭔가 오판한 것이 있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한숨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주변에 성공을 호언장담하며 허세를 부렸던 것이 그때는 무척이나 후회됐다.


지금에야 웃으며 추억할 일이지만 창업이라는 일생일대의 결정 뒤에는 남들에게 말 못할 고통의 순간들이 있었다. 이번 강의가 여러분이 겪어야 할, 혹은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 주제인 '초보 창업가의 무덤: 피해야 하는 카페 입지(중요)'에서는 입지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고 되도록 피해야하는 입지를 제시해보도록 하겠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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