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강-거긴 가격만 비싼데 왜 잘 될까?(해석수준이론)

다 때려치고 카페나 차릴까?

by 선인장쌤

주말 혹은 연휴, 나들이 삼아 간 근교의 카페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광경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빵을 담으려는 대기줄에는 사람이 미어터지고, 그 거대한 카페에 빈 자리가 없어서 앉을 곳을 찾아 한참을 헤메여야하는 그런 카페에 대한 이야기다.


간신히 빵을 담아 계산을 하려고 보면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은 무려 8,000원! 밥 값보다 더 나온 금액에 황당한 것도 잠시... 대충 빵가루를 치운 구석 자리에 앉아 한 입 베어물면, 아아! 역시나 우리집 근처 카페, 빵집보다 맛이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커피 맛도, 가격도, 자리를 채운 수 많은 손님들도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Gemini_Generated_Image_t2akp6t2akp6t2ak.png 분명 우리 집 근처보다 저렴하지도, 맛있지도 않은데?


사회 심리학에서는 '해석수준이론'을 통해서 이 현상을 설명한다.


오늘은 해석수준이론을 통해 소비자들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에 따른 카페 선택 기준이 달라짐을 알아보고 카페 창업에 이를 적용해보는 연습을 해보도록 하겠다.



해석수준이론2.jpg 사실 마케팅 심리학에서는 꽤 유명한 이론입니다.


해석수준이론에서는 대상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거리'에 따라 개인의 해석과 반응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가까운 대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석(낮은 수준의 해석)을 하고, 심리적으로 먼 대상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해석(높은 수준 해석)을 한다는 것이 이론의 뼈대이다.


이 거리감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km)에 국한되지 않고 시간적 거리, 사회적 거리 등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1년 뒤에 있을 여름 휴가를 계획한다고 하자.

Gemini_Generated_Image_3z46fc3z46fc3z46.png 휴가 1년 전, 휴가 1주일 전


1년 뒤에 있을 여름 휴가를 계획한다고 하면(시간적 거리 멈) 우리는 바닷가 휴양지에서 느낄 즐거운 감정, 편안하고 여유로운 리조트 등을 떠올릴 것이다. 우리는 아직 1년이나 남은 휴가에 대해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해석을 하는 것이다.(높은 수준 해석)


하지만 당장 그 휴가가 한 달 앞으로(시간적 거리 가까움) 다가온다면 어떨까? 아무리 게으른 사람이라도 이제는 본격적인 계획을 떠올릴 것이다. 무엇을 타고 갈 것인지, 어느 식당을 예약할 것인지, 경비는 총 얼마 정도 들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이것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석이다.(낮은 수준 해석)




아니,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심리적 거리감과 카페 창업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걸까?


이 심리적 거리는 소비자가 커피를 마실 카페를 선정하는 데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화면 캡처 2025-12-10 163222.png 이지현. (2023). 향유적인 카페를 선택하는 요인 [석사학위논문, 동아대학교]. http://www.riss.kr/link?id=T16683176


해당 논문에서는 해석수준이론을 통해 소비자의 카페 선택 기준을 분석하였다.


카페를 위치에 따라 크게 2가지로 구분하여 보자.


1. 도심지에 위치한 카페

2. 외곽 or 관광지에 위치한 카페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도심지의 카페는 심리적, 물리적으로 가깝다. 따라서 도심지의 카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로 소비된다.(낮은 수준 해석) 저렴한 가격, 가까운 위치, 맛과 가성비 등의 요소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서론에서 언급한 근교의 카페나 관광지에 있는 카페는 심리적, 물리적으로 먼 위치에 있다. 따라서 관광지의 카페는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이유로 소비된다.(높은 수준 해석) 멋진 뷰와 인테리어, 포토존, 낭만적인 분위기 등이 주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해석수준이론표.png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에 저가 커피, 동네 빵집을 선택할 것이고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멀 수록 향유적인 가치(멋진 뷰, 인테리어, 낭만적 경험)을 제공하는 대형 카페, 감각적인 카페를 선택할 확율이 높은 것이다.


나는 관광지 상권의 대형 카페를 운영하고 있기에 소비자들에게 향유적인 가치를 1순위로 제공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점이 같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상적으로 선택받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높은 가격, 평범한 맛, 먼 거리가 일상적인 선택의 기준에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심지 상권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면 합리적 가치를 1순위로 제공하는 카페가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나의 카페가 어느 상권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추구하는 가치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해석수준이론을 통하여 위치와 상권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워보았다.


카페를 운영하다보면 모든 방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점점 더 깨닫는다. 합리적 가치를 추구하다보면 낭만적 가치가 손상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빈번히 일어난다.


결국 경영이란 최대 다수의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줄타기인 것이다. 심지어 상황과 환경에 따라 그 선이 다르게 적용되기에 실전을 통한 감각의 획득과 공부를 통한 간접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주제인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해석수준이론2)'에서는 심리적 거리에 따라 당신의 카페 창업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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