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없이 하는 것은 습관이 아닌 버릇 : 어학편
행하는 자는 성취하고 걷는 자는 도달한다 - 안자
식상해, 그래. 우리는 알고 있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걸.
하지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정말 알고 있을까?
적어도 알고 있다는 것은 내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어떤 말들은 영감을 주고, 통찰을 주며, 동기부여와 의지 감정적 요소를 일으키는 것이라서.
우리에게 울림을 주고 번뜩이는 생각들로 "아,.." 알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거겠지.
그럼에도 현자의 말은 (상황에 맞춰보면) 항상 옳다. 다만 중요 것은 생략된 부분이 있다는 부분이다.
늘 현자의 말은 앞/뒤 맥락이 모두 포함되지 않고 중요한 문장과 단어들만 있기에
우리는 그것들을 조심히 살피고 받아들여야 한다.
어떠한 통찰을 주더라도, 영감과 의지를 주더라도 말이다.
습관, 나아가 성과에 대한 부분은 특히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안자의 말을 나름대로 풀어보면 이렇다.
행하는 자는 성취하지만 - 그냥 행한다고 성취되지 않을 수 있다.
걷는 자는 도달한다 - 도달하더라도 잘 못 도달할 수 있고, 도달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좀 더 살펴보면 이런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해에는 특히나 도전과 성장에 관심이 많다. 다이어트, 건강, 공부 등 모두가 그런 부류다.
특히나 취업의 좁은 문을 통과하려면 수많은 자기 계발은 필수다.
거기에 어학 부분도 그렇다. "그래, 맞아" 어학 공부를 결심한다.
수많은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또 알아본다.
어학서적, 학원, 어플, 강의 수많은 정보 중에서 찾고 또 찾는다.
질문도 올리고, 묻기도 하고, 직감으로 필터링도 하고.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에 지치고 지치다가 어느 순간 결국 선택한다.
누군가 그러지 않았던가
- 일단 해라. 그냥 해라.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그래, 짧지만 굵게 다짐한다. "해보자"
요즘은 문법은 패스, 일단 말하기래. - 오 일단 말하기에 집중
쉐도잉이 그렇게 좋다는데 하루 세 문장 백번 하기. - 어렵겠지만 일단 해볼게
장기 기억에 남으려면 자주자주 봐야 한데. - 알림을 주는 어플은 정말 좋네
그렇게 하루, 일주일, 길게는 한 달 꾸준히 혹은 띄엄띄엄해본다. -오, 효과가 있는 것 같은데?
한 달, 두 달, 세 달을 꾸준히 했다.
어플로 공부하는 것도, 꾸준히 영어로 말하는 것도, 쉐도잉도 일단 무작정 했고 잘 빼먹지도 않고, 습관도 된 것 같은데, 왜 실력이 늘지 않지?
무엇인가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일까, 변화를 바라지만 사실 결과는 제자리다.
내가 그랬다.
그렇다.
앞서 안자의 말을 내 나름대로 풀어본 내용이며, 나의 경험담이다.
행한다고 성취되지 않는다.
걷는다고 도달하지 않거나, 도달하더라도 엉뚱한 곳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행위들은 아무런 목표가 없고 그냥 행위에 대한 버릇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나 뭐 한 거지?
사실 이 건 공부한 것이 아니다. 공부를 하는 행위를 반복한 것뿐이다.
왜 공부하려고 했지?
목표가 필요하다. 설령 그것이 점수화된 시험 성적서 일지라도. 필요하다.
그리고 연습이 필요하다. 혼자 하는 말일지라도 그것 자체를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의식해야 한다. 내가 가는 길, 방향성이 어디로 가는지, 지금 수준은 어디쯤인지.
-함께 보면 좋은 글 : 습관에겐 뚜렷한 목표가 필요하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공부하는 습관 왜 필요한 걸까?
습관 자체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습관 자체가 주는 것은 무의식의 산물이다.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에너지를 줄여서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그에 수반되는 에너지를 목표를 위한 에너지로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과는 다르다) 그냥 하는 것은 그냥 제자리에서 쳇바퀴 돌 듯 도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왜 하는지에 대한 것을 열정으로 삼고,
어떻게,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를 구체화시켜서 그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어학 공부로 돌아가보면 이렇게 바꿀 수 있다.
-요즘은 문법은 패스, 일단 말하기래. - 오 일단 말하기에 집중
-쉐도잉이 그렇게 좋다는데 하루 세 문장 백번 하기. - 어렵겠지만 일단 해볼게
-장기 기억에 남으려면 자주자주 봐야 한데. - 알림을 주는 어플은 정말 좋네
[WHY] 스피킹, 쉐도잉, 반복학습 왜 하는 거야? - 기본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
[WHO] 그렇다면 대상이 필요하지 않아? - 원어민 친구, 그런 것을 연습할 수 있는 환경
[WHAT] 원하는 수준은? - 하루 이틀 한다고 되진 않아, 분기별 목표 수준을 정하자
[HOW] 어떻게 할 거야? -음. 듣기와 말하기, 그리고 평소 하고 싶은 말을 조금씩 확장하기
[SO..] 좀 더 구체적으로? - 하루 오전/오후/저녁 30분씩, 말하기, 듣기, 내 상황 단어/문장 영작&말하기
[MORE...] 1분기 내 상황/주변을 소개하기, 2분기 평소 내가 하는 말들 말하기...
[MORE SPECIFICALLY...]...
그래서 습관도 만들면서, 성과가 조금 있는가?
적어도 이전보단 낫다.
- 내가 목표로 하는 영어 수준이 좀 더 명확하고 그 목표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하는지가 구체적이라서
이 수준이 적당한지, 어느 정도 속도감인지 확인할 수가 있다.
메타인지도 높였다
- 막무가내로 할 때는 몰랐던 언어의 영역(말하기, 듣기, 쓰기 사고하기)의 수준이 좀 더 명확해졌다.
"아 나는 4개 영역 중에서 쓰기를 가장 잘하는 군" - 현재 원어민과 채팅이 가장 수월하고 대화가 유연하다
"못 알아 드는 건 단어를 몰라서, 다음은 연음을 몰라서 군" - 자주 듣고, 자주 말해야 익숙해짐을 안다.
"눈으로 익혀서 안다는 착각을 내려놓을 수 있군" - 시제/인칭별 말하지 못하면 내 것이 아님을 안다.
그래서?
-일단 재미가 좀 붙었다. 습관형성과 유지에 가장 큰 부분이다
영어는 평생 함께하며 나의 커리어 스킬과 영역을 확대해 줄 것이 확실하다.
-단기, 중장기 목표가 좀 더 분명해졌다.
짧게는 아들내미 영어 동화책을 함께 보는 것. 좀 더 길게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원서로 보는 것.
조금 더 길게는 영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그리고 코칭, 본업에 대해서 영어로 커리어를 확장하는 것 등
아직은 걸음마 단계일 수 있다. 하지만 계속 걸음마 단계일 수는 없다.
자녀를 키워보니 조금 더 알게 됐다.
갓난아기가 걷기 위해서는 수천번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는 걸.
지금 난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뚜렷한 목표와 방향성을 가지고.
그리고 일어서서 걷기를 하는 아이는 행동의 반경, 호기심이 더욱 풍성해지고 다양해진다는 것도 안다.
나 역시 걸음마를 떼면, 그때부터 시작인 것을 알고 그때를 생각하면 즐겁고 흥분된다.
이런 도전과 경험이 좋다.
무식하고 단순해서 오랜 시간 겪어야, 그리고 맨땅에 헤딩하듯 계속 삽질을 해야만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즐겁다.
습관은 이처럼, 우리 인생의 성과(성공)를 위한 필수적인 도구가 아닐까
사진: Unsplash의Ivan Shil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