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처음 왔을 때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바로 소음이었다. 십 수년을 살았어도, 다시 와봐도 적응이 쉽지 않은 것 또한 다채로운 인도의 소음이다.
공항에서 집까지 가던 3~40분 동안의 자동차 경적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낮이고 밤이고 짖어대던 유기견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고, 침대 머리맡 창틀에 앉아서 깍깍 울어대던 까마귀소리에 강제 새벽 기상을 해야 했다.
어느 동네를 가든지 앵앵거리며울려 퍼지던, 그들에게는 경건할 힌두교 템플의 가늘고 높은 인도 전통악기 음악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렸고, 수시로 들리던 이웃의 기도소리와 음악소리 또한 적잖은 스트레스였다. 도로 위 장례행렬의 악기 소리는 낯선 문화였고, 매일이 특별한 날인 것처럼들리던 폭죽소리는 철컹철컹 가슴을 내려앉게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 나라만의 소음이 있다. 바로 축제날의 음악소리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사는 아파트에휴일에 가끔 들리는 쩌렁쩌렁신나는 음악소리는 아파트 창문을 마치대형북인양 광광 두드린다.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신나는 음악소리이겠지만, 집 안에서 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소음이 있을까 싶다.
11년 동안 살다가 귀국을 했고, 4년 만에 다시 인도에 돌아왔다. 여전한 다양한 소음이 내가 이 나라에 살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다시 돌아온 인도,남편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공항도 가깝고, 회사도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아파트를 구해놓았다.
첸나이 사람뿐만 아니라 인도의 여러 다른 도시 사람들이입주해서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주민 커뮤니티 활동이 굉장히 활발하다.그래서인지아파트 주민들끼리 모여서 다양한 축제를 즐긴다.
축제날이 되면 어김없이 음악소리와 폭죽소리가 아파트 외벽을 두드리고, 그 소리는 우리 집 실내로 들어와서 더 크게 공명을 일으킨다. 그 때문에 도무지 편히 쉴 수는 없는 휴일이 된다. 집에서 고통을 겪느니 구경이나 해보자 싶어서 하는 수없이 내려가 보게 된다.
내가 다시 인도에 온 이후로 지금까지 굵직한 축제가 네댓 개 정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우리 아파트 인도 사람들은 그 축제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