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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희 Oct 21. 2020

스무 살에 은퇴한 축구선수,
잘 살고 있습니다(16)

나는 목숨 걸고 공부할 테니 제대로 가르쳐 주세요.

나는 목숨 걸고 공부할 테니 제대로 가르쳐 주세요.

노량진에 위치한 소위 유명한 학원보다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집 근처에 새로 개원한 신규 학원에 상담차 방문을 했습니다. 나이차가 많지 않은 20대 후반 정도 돼 보이는 여자 직원에게 상담을 받았는데 체크리스트에 따라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습니다. '현재 대학은요?', '전 대학 평균 학점은요?', '현재 영어실력은?', '목표로 하는 대학과 전공은요?' 이런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입니다." 마지막 질문에 답을 하자 그 직원이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영어공부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운동선수라는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요. '네가 감히 고려대학교를 간다고'그 직원의 속마음이 웃음으로 나타난 것 같았습니다.


  그 웃음에 자존심이 상한 저는 그 자리에서 "나는 목숨 걸고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제대로 가르쳐 주세요.'라고 말하며 일 년 치 학원비 200만 원을 엄마카드로 결제하고 연간 등록을 했습니다. 결연한 저의 태도에 그 직원은 겸언쩍어 하며 잠시 주춤했으나 결재를 한 후 교재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2009년 2월 말, 12월에 있을 고려대학교 편입시험을 목표로 10개월 간의 인생을 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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