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7살이 되니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우리 부부는 낚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아들은 어디서 자극을 받는지 자꾸 낚시를 가자는 말을 던진다. 이곳 포틀랜드에 머무는 동안 게 낚시를 가기로 당일 또 즉흥적으로 정해 길을 떠났다. 포틀랜드에 살았던 지난 6년 동안 가보지 않았던 게 낚시이다. 가는 길에 전화한 보트 및 장비 대여소는 전화를 받지 않아 예감이 좋지 않았다.
1시간 반 수신이 안 되는 숲길을 지나 도착한 정박지 몇 곳에 문의했더니 바람이 너무 세고 조류가 심해 오늘 더 이상 배를 띄우지 않는다고 했다. 7-10일 전에 전화를 주면 배를 띄우고 게잡기 하기 좋은 날씨를 골라 우리에게 전화를 주는 게 본인 가게 시스템이라고 했다. 즉흥적인 우리 가족과는 맞지 않는 플랜이다.
30분 더 북쪽에 위치한 장비대여소에서 오늘 배를 띄운다는 소식을 듣고 신나게 북쪽으로 달려 그곳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마지막 배가 떠난다. 그곳 직원은 그 배가 마지막 배였다며, 오늘 바람이 심해 배를 더 이상 안 내보내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했다. 본인이 직접 타고 나가는 6인용 모터보트의 대여는 2-3시간에 $80-110불 가격이었다. 놓쳤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딜이었다.
우리는 보트는 포기하고 선창에서 게 낚시(crabbing)를 하기로 했다. 게잡이 망을 두 개 $41불에 빌려 선창가에 가져온 의자와 와인을 풀고 자리를 잡았다. 싱싱해 보이는 도미 종류 생선을 그물망에 넣고 바다에 던져 15분 후 건져내는 게 게 낚시 방법이었다. 재미로 나간 게 낚시, 기대를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첫그물에 게가 엄청나게 올라온다. 하지만 오레건 법으로 일정 사이즈 이하의 게는 놓아주어야 하고, 암게도 놓아주어야 한다. 그물에는 대부분 암게가 올라왔다. 다 풀어 준더라도 일단은 신나게 건져 올려지니 그 재미가 쏠쏠했다.
두 시간 신나게 게잡이를 하고, 건져 올린 수게는 총 5마리, 우리는 선창가에 있는 찜기로 가서 옥수수 2개 ($5)와 조개 2파운드($20)를 추가해 잡은 게(공짜)를 찌도록 주문했다. 며칠 전 마트에서 사서 먹은 게보다 살도 없고 맛은 없었지만 선창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맛은 일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