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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덕생 Sep 26. 2023

그냥 그런..

사모곡

 “ 얼마 전 어머님께서 소천하시어 먼 세상에 모시고 왔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지내다 문득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나 무덤덤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늘 외쳐왔지만, 그것은 단지 외침이었던지… 탄로 난 나의 이기심과 그래도 남아 있는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을 시의 형식을 빌어 적어 본다. “


그냥 그런 일이라 했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떨구어 내고,

쓰러지고,

거름이 되고,

그냥 그런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이라 했다.


모두들

‘호상’이라 얘기했다.


장수하시고

고생 덜 하시고

편히 눈 감으셨으니..


젊은 날의 눈부심은

저 모퉁이의 기억으로 오롯이

남겨 두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삶도

한편 기억으로

구석 자리 한 곳에 물려 두고


한 손가락, 한 손가락의 아픔과 연민조차

숨 쉬지 않는 육신과 더불어 함께

저 머나먼 곳으로

오랜 여행을 떠났다.


어느 하늘 한 자락에

별이 되어 지켜 봐 주시길 바랬다.


그렇게 생각해 놓고

지나친 욕심이라 후회했다.


그냥 그렇게

세상은 돌고,

때가 되면  이별하게 된다고,

그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세상을 만든 조물주의 원칙이라고….


이기심 가득한 논리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별이 둥둥 떠있는 하늘을 본다.


가슴 꾸욱 누르고..

아무런 일 없었던 것처럼

나의 세상을 살아간다.


또 하루, 한 달, 두 달….


계절은 한 잎, 두 잎

마무리 채비를 서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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