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풀어가는 죽음학 이야기 2] / 천상병 "귀천"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우리는 모두 죽는다.
시인은 하늘로 돌아간다 했다.
영롱한 새별 이슬,
새 아침을 맞이 하기도 전,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는,
덧없는, 삶과도 같은..,
그러나, 이슬과도 같은 인생인 것은 모두가 매 한 가지,
손에 손을 잡고 가자 한다.
해 질 녘, 온종일 정신 팔려 놀다 보면,
골목 어귀 어디선가 들려오는,
저녁밥 먹으라는 엄마의 목소리,
저녁놀을 뒤로한 채 그 목소리 따라가듯,
삶을 내려놓고, 흔쾌히 하늘로 돌아간다.
어린 시절,
설렘 가득한 소풍날의 기억처럼,
삶은 그렇게 아름다웠다고,
그러니까...,
하늘로 돌아가는 날,
죽음을 맞이하는 그날 말이다.
삶은 아름다웠다고,
말.
하.
리.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