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뽑는 아이들
200평 넓은 텃밭을 조금씩 떼어내어 4명에게 재분양하였다.
작은 텃밭의 주인들은 7살, 10살, 10살, 14살의 어린이들. 난생처음 본인들의 땅을 가지게 된 작은 농사꾼들은 신이 나서 뭘 심을까 고민을 하더니, 텃밭에다가 상추와 방울토마토, 백일홍, 수선화등 각자 취향에 맞게 채소와 화초를 짬뽕으로 심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자식이라도 공짜는 안되지. 아이들은 한평 텃밭의 대가로 잡초뽑기에 동원되었다.
뽁뽁뽁뽁 잡초 뽑는 소리가 재밌다며, 조금 큰 아이들은 열심히 잡초를 뽑았고, 7살 막내는 잡초보다는 지렁이나 곤충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넷 다 캠핑보다 훨씬 재밌다며 할 일이 있어 좋다고 한다.
어느새 텃밭을 시작한 지, 3개월째.
어른들의 예상보다 아이들은 훨씬 더 텃밭을 사랑한다. 본인들이 뽑은 잡초가 작물 재배의 멀칭 재료로 쓰이는 것도 뿌듯해하고, 밭에서 나는 작물들을 구경하러 다니는 것도 재밌어한다. 처음에는 개미만 보여도 도망치던 아이들이, 이제는 사마귀가 나와도 꿈쩍하지 않고 구경할 정도로 담력도 생겼다. 무엇보다 본인들 밭에 식물들이 자라는걸 제일 좋아한다.
어른들의 밭에는 끼리끼리 같은 작물들이 빼곡하게 자라는 데에 비해, 아이들의 밭에는 채소와 화초, 잡초가 조화롭게 같이 자라고 있다. 그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