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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터기샘 Dec 22. 2023

행복이가 내게 온 이유

사랑을 배우다


어제 미술 시간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다.


행복이가 만들어준 카드
행복이가 준 카드 안


내가 행복이에게 카드를 받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행복이가 준 카드를 읽고 또 읽었다. 내 눈이 머무른 문장.



"선생님 나중에 저 까먹지 마세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방불이 꺼져서 한동안 냉골이었던 방에 온기가 도는 것처럼 집 안 전체가 훈훈해졌다. 한 해 동안 나를 성장하게 해 준 행복이. 나는 올해 행복이로 인해 사랑을 다시 배웠다. 행복이가 내게 일러주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하고 계신 사랑, 그거 진짜 맞나요? 저의 이런 모습은 어때요?
저도, 저도 사랑스러운 가요? 저도 사랑해 주세요.
저의 존재도 존재 자체로 사랑스럽다, 아름답다, 신비롭다 해 주세요."






행복이로 인해 나는 사랑에너지 일치의 힘을 배웠다. 겉과 속이 일치된 사랑을 할 때만 그것이 힘이 있음을, 그래서  겉으로만 하는 사랑은 아무 힘이 없음을 배웠다. 그리고 내가 이 교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서 있어야 하는 자리는 이곳, 학교라는 것을 느꼈다.  




독불장군,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인 줄 알았던 행복이는 내게 진짜 사랑을 알려주러 온 나의 선생님이었다.

행복이의 물음에 이제는 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당연하지. 행복아, 너는 존재 자체로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신비롭다. 네가 한 행동은 나빠서가 아니라 미숙해서임을 알고 있단다. 나는 너의 마음이 늘 궁금해. 너의 행복을 응원해. 존재로 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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