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은 글쓰기에 엑설런트 도장 5개를 받으면 뽑기를 할 수가 있다. 뽑기 중 아이들이 가장 뽑고 싶어 하는 것은 단연 '짝꿍 선택권' 쿠폰이다. 높은 순위를 뽑았을 때 그 순위 아래는 어떤 것이든 선택할 수 있다고 열어두었더니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은 짝꿍 선택권이었다. 그런데 그런 상품을 뽑아놓고 소망이는 그것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뭔가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다.
짝꿍 선택권이 필요 없다는 건 앉고 싶은 친구가 없어졌다는 말이고 소망이의 단짝친구 사랑이와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가 된다. 사랑이 말고도 소망이 와 친한 친구들은 몇 명 더 있었다. 사실 짐작하는 바가 있다. 사랑이를 포함한 몇몇 여자 아이들이 어두운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그때 아이들 무리에 끼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소망이가 충분히 섭섭할만한 상황이었다. 아이들은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소망이가 풀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 잘 안된 모양이다.
"짝꿍 선택권이 필요가 없다고? 그럼 다른 거 가져가면 되지, 여기 밑에 순위인 연필이나 지우개 가져가면 되겠다."
애써 모른 척하며 이렇게 말했다. 소망이는 "아, 그래요? 그럼 지우개요." 하면서 지우개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 생각하고 소망이를 잠깐 자리로 불러냈다.
"소망아, 아직 사랑이랑 안 풀었어?"
고개를 끄덕인다.
"왜? 사랑이랑 그 친구들이 사과를 아직 안 해?"
"쟤네가 와서 사과는 했어요."
"다 같이 와서 사과했어?"
"네. 근데 쟤네가 또 제 뒷담을 했다는 걸 기쁨이한테 들었어요. 저랑 같이 놀기 싫다고 했대요."
소망이 얘기를 들어보니 사랑이 말고도 꽤 많은 아이들이 여기에 연루되어 있었고, 오해가 쌓일 대로 쌓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망이 마음은 굳게 닫혀있었다.
"많이 섭섭하고 속상했겠다. 근데 선생님 생각엔 소망이가 오해하는 부분도 많이 있을 것 같아.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해 보면 어때?"
고개를 저었다.
"이제 그냥 화해 안 하고 걔네가 없다고 생각하고 학교 다니려고요. 엄마도 그러래요. 다시는 놀지 말고 없다고 생각하래요."
"그래? 근데 그러면 소망이가 학교 다니는 게 너무 불행하지 않을까? 서로 이야기해 보고 오해를 풀면 다 풀릴텐데 말이야."
"그러기 싫어요."
"그간 많이 서운했구나. 소망아, 네 안에 미덕이 있잖아. 사려도 있고, 용기도 있고, 진실함도 있고. 그거 믿어, 안 믿어?"
"믿어요."
"그래. 그런데 소망이 안에 미덕이 있는 것처럼 다른 친구들 안에도 미덕이 있어. 그것을 소망이가 믿어줘야 돼. 그러면 얘기 나눌 수 있어. 다 소망이랑 잘해보고 싶을걸? 다른 친구들 안에 있는 미덕을 한번 믿어보지 않을래?"
소망이가 머뭇거렸다.
"그런데 엄마가 걔네랑 놀지 말고 절대 화해도 하지 말랬어요."
"그랬구나. 근데 엄마도 막상 소망이가 다른 친구들하고 화해하고 행복해진 것을 알면 더 기뻐하실걸? 선생님이 도와줄게. 선생님 믿지?"
소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소망이의 마음을 여는데는 성공했다.
사건의 대략은 이랬다. 소망이가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것을 소망이가 A에게 말했고,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다. 그런데 A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B에게 말했고, B는 소망이가 좋아하는 친구인 우람이에게 그 사실을 말했다. 우람이가 알게되는 과정에 많은 남자아이들이 알게 되었고 소문이 퍼져나갔다. 그래서 소망이는 단짝인 사랑이에게 A, B랑 앞으로 같이 놀지 말라고 했는데, 사랑이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A, B 무리와 함께 놀았고 그것을 소망이가 보게 된 것이다. 사랑이를 포함한 A, B 무리 친구들은 사과를 하긴 했는데 소망이가 받아주지 않았다. 아이들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소망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고 그것을 소망이는 험담으로 전해 들었던 것이다.
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다년간 아이들을 만나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아무리 꼬이고 꼬인 관계도 풀지 못할 관계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우리를 더 발전시키고 성장시키기 위해 우리에게 온 거다. 아이들은 이것을 해결할 힘이 있고, 누구나 진실함을 가지고 솔직하게 서로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으면 이 안에 오해들은 거짓말처럼 다 녹아버린다. 어른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진실한 마음, 솔직하게 말할 용기, 그리고 상대를 포용하는 마음인 것 같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진실하고 훨씬 포용력이 크다.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자 스승이다.
소망이가 자리로 들어가고 수업 종이 울렸다. 우리 반 아이들을 향해 물었다.
"얘들아, 우리가 친구에게 실수를 했거나 미안한 일을 했을 때, 얼마큼 사과하면 될까? 그냥 한번 "미안해" 그러면 될까?"
"아니오."
"그럼 얼마나 해?"
"음.. 풀릴 때까지 해요."
"진짜? 그렇게 해 줄 수 있겠어?"
"그래도 진짜 미안하면 그럴 수 있어요."
"그래? 그럼 어떤 마음으로 해야 될까?"
"진짜 미안한 마음, 진실된 마음으로요."
"맞아. 그 마음이 중요해. 근데 보통은 사과를 하면 받아주잖아. 근데 사과를 했는데 마음을 풀지 않아. 그럼 받아주지 않는 친구의 잘못일까?"
질문은 아이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나는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지금 깨달음이 일어나고 있다.
"아니오."
"예전에 선생님이 친구에게 비밀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는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 이건 정말 너한테만 털어놓는 거라고. 그런데 그 친구가 실수로 누군가에게 말을 한 거야. 그리고 그 친구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비밀을 얘기했어. 그걸 선생님이 알게 되었지. 선생님 마음이 어떨까?"
"엄청 배신감 느낄 거 같아요."
"화날 거 같아요."
"그래. 맞아 상처도 받았어. 그런데 비밀을 말한 친구가 와서 선생님한테 "실수였어. 미안해"하고 가버렸어. 선생님 마음은 풀렸을까?"
"안 풀려요."
"절대 안 풀려요."
"그런데 선생님이 사과를 안 받아줬다고 둘이서 선생님 욕을 하는 거야. 어떨 거 같아?"
"그럼 안 되죠! 나빠요!"
"혹시라도 너희들이 누군가에게 사과할 일이 있다면 나의 실수로 친구에게 상처를 줬거나 했다면 그 친구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사과해 주는 거야. 진심을 다하면 풀릴게 되어 있거든. 그리고 내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해주는 거야. 뭔가 사정이 있었을 거야."
선생님의 사례로 풀어주면 아이들은 더 집중한다. 또 쉽게 이해하고 알아듣는다.
"아마 이런 일들 한 번씩은 있었을 거야. 만약에 여기 우리 반에 어떤 친구가 학교 오는 게 행복하지 않대. 너희들 어때? 괜찮아?"
"아니오. 슬퍼요."
"그렇지. 슬프지. 너무 슬퍼. 근데 그게 나 때문이래. 그럼 어때?"
아이들이 침묵했다. 누군가가 나 때문에 학교 오는 게 행복하지 않다니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알려줘야겠지? 내 진심을?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잖아. 혹시 지금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떠오를지도 몰라. 그럼 그 사람은 미덕공책에 사과를 해줘. 진심을 다해서. 그리고 나는 아무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면 그 사람은 행복하지 않게 학교를 다니고 있을지 모르는 우리 반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 줘. 그렇게 해 줄 수 있어?"
"네!!"
아이들이 고개를 숙여 미덕 공책에 뭔가를 열심히 적는다.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다. 뭔가를 열심히 적는다는 건 아이들 안에 깨달음이 일어났다는 것이고 그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아이들이 미덕공책에 쓴 편지
종이 울리고 쉬는 시간이 되자, B를 포함한 B의 무리들 몇몇이 내게 다가왔다.
"선생님, 이 이면지 종이 가져가도 돼요? 소망이에게 편지 써주려고요."
"그럼!"
그리고 나는 A를 불렀다. A는 자신의 무리 중 한 명인 C를 데리고 왔다. 아이들은 오자마자 눈물을 보였다.
"너희들을 혼내려고 부른 게 아니야. 어떤 상황인지 선생님이 들어보려고 그래. 선생님은 아직 내용을 다 모르잖아."
"저도 소망이한테 사과받고 싶어요." 하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여기에서 이야기할까, 다른 장소에 가서 얘기할까?"
"다른 장소요. 사랑이도 같이 얘기해야 해요."
마침 사랑이도 왔다. 그렇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망이가 잘못한 일들도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B가 우람이에게 소망이의 비밀을 말했던건 소망이와 우람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진실은 숨겨져 있고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하지만, 마음을 터놓고 진실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고 이해 못 할 것이 없다.
"얘기 들어보니 소망이가 잘못한 것도 많았네. 많이 속상하고 섭섭했겠다. 너희들도 학교 오는 게 불편하고 찜찜한 마음들이 있을 거 같아. 어때?"
"불편해요. 풀고 싶어요."
"그럼 다 같이 만나서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미안한 것은 사과하고 오해된 것은 풀면 어떨까?"
"좋아요."
"남자들은 다 나가라고 할까? 어때?"
"네. 남자들 없이요."
"여기에 관련 없는 여자친구들은 어떻게 할까, 있으라고 할까, 나가라고 할까?"
"그 친구들도 빼요. 관련 있는 아이들만요."
"그럼 관련된 사람이 누구누구야?"
아이들이 이름을 한 명씩 호명했다. 모두 9명 정도 되었다.
"그래. 그러자. 그럼 이 9명만 남고 다 내보내고 이따가 다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해결해 보자."
처음 이곳에 들어섰을 때보다 편안하고 환해진 얼굴을 하고 교실로 돌아갔다. 4교시 미술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 되었다.
"얘들아, 너희들이 오늘 미술활동도 정말 열심히 잘하고 수업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놀이시간에 밖에 나가 놀 수 있도록 해주려고 해."
"와~~~~~!"
아이들이 환호했다.
"선생님, 최고예요."
"선생님, 천사예요. 사랑해요."
아이들이 난리가 났다.
"그래. 알고 있어. 근데 대신 선생님은 여기 교실에 남아서 중요한 일을 해야 돼. 그래서 너희들끼리만 나가서 놀다가 시간 맞춰서 들어와야 하는데, 그럴 수 있지?"
"네! 그럼요. 저희들 믿어주세요. 진짜 잘할게요!"
"그럼. 믿지. 고마워. 대신에 선생님의 중요한 일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
"저요, 저요!"
"아니야. 선생님이 아까 다 뽑아뒀어. 선생님이 호명하는 사람은 남아서 선생님 좀 도와줘. 이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다 나가는 거야. 안 나가고 남는 건 안돼. 중요한 작업이라서. 선생님 좀 도와줘. 소망이, 기쁨이, 사랑이...."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자, 호명되지 않은 아이들은 하나둘씩 일어나 피구공을 챙겨 들고 교실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다만, 우리 반 행복이만 자기도 남겠다며 떼를 쓰고 있었다. 다음에 시켜주겠다는 말로 간신히 설득해서 내보냈다. 내보내고 나니, 9명의 아이들은 조금 상기된 표정이었다. 약속이나 한 듯 교실 앞쪽 빈 공간에 모였다.
"얘들아, 이제 우린 중요한 일 해야지? 여기에 동그랗게 앉아볼까?"
아이들이 서로서로 동그랗게 모여 앉았다.
"너희들은 아까 편지 쓴다고 이면지 가져가더니 소망이랑 벌써 화해했어?"
"네. 아까 편지 주고 서로 미안하다고 하고 화해했어요."
"그렇게 빨리? 이렇게 쉬운 거였어?"
아이들이 소리 내어 웃었다.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생각보다 이렇게 쉽게 풀리기도 한다.
"앙금이 작을수록 화해가 빨리되고 시간이 길어지면 오해가 쌓이고 그러면 화해도 어려워지지. 그리고 대충 안 하고 진실되게 하려면 쉽게 안되기도 해. 오해는 풀라고 있는 거야. 소망아, 아까 선생님한테 말한 거 그거 A한테 직접 물어봐봐. 어떻게 된 건지."
소망이가 체험학습 신청을 냈는데 같이 우유당번하는 남학생 00이에게 말을 못 했단다. 그래서 A에게 00이한테 자신의 사정을 전해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체험학습 다녀와서 남학생 00이에게 물으니 A 전화번호도 모르고 A한테 그런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단다. 심지어 연락처도 모른다고.
"어. 그거 난 정말 00이에게 카톡으로 전했어. 근데 읽지 않음으로 되어 있더라고. 아직까지도 읽지 않음이야."
소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어른들도 그렇다. 이런 일이 있을 때,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간단한데, 그냥 오해한 채 섭섭해하고 상처받고 멀어진다.
"듣고 보니 어때? 상황이 이해가 되지? A는 어때? 그런 상황이라면 소망이로서 오해할 수 있었겠지? 이야기하니까 술술 다 풀린다. 그렇지? 또 계속 이야기해 보자. 이야기하면서 내가 사과하고 싶은 건 사과하고 사과를 받았으면 반응을 해주자."
"내가 오해했어.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나도 설명 못해줘서 미안해."
아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마음의 준비가 된 아이들은 오해를 풀고 사과하고 함께 했다.
"소망아, 나는 네가 자꾸 이렇게 안 하면 절교한다고 하고 그러는데 그럴 때마다 좀 그래. 그 말을 좀 안 했으면 좋겠어."
"어. 알았어. 미안해."
"괜찮아."
"그리고 B가 우람이에게 소망이 비밀을 전한 거 있잖아. 그건 소망이랑 우람이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 거래. 그거 소망이는 몰랐지"
소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들으니까 어때? 이해가 되지? 그런 거야."
"그리고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게 있어. 말을 전하는 거 있잖아. 그걸 신중하게 해야 돼. 소망이가 속상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있잖아. 나 누구누구 때문에 너무 속상해. 짜증 나고. 답답해. 이걸 만약에 기쁨이한테 했다고 해보자. 이거 뒷담이야? 아니야? 아니야. 이건 기쁨이를 신뢰해서 털어놓는 말이야. 근데 기쁨이는 이 말을 듣고 A랑 B한테 소망이가 너네 짜증 난다고 얘기하더라 이러면서 전해야 할까? 안돼. 그건 하면 안 되는 거야. 소망이를 도와주는 마음으로 소망이도 요즘 많이 힘든 것 같아. 하면서 우리 그러지 말고 소망이한테 잘해주자 이런 건 돼. 근데 소망이가 있잖아, 너네 욕하더라. 짜증 난다고 하더라. 이런 건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거야. 이건 다시 말하면 곧 이 말이야. 나 소망이하고 너네 욕했다. 이 말하고 똑같아. 그 친구도 같이 했어. 분명히 같이 했어. 앞으로 말을 전하는 건 신중하고 도와줄 마음이 아니면 절대 전하지 않는다. 알았지?"
"네~!"
"선생님 다리 저려요."
"그래? 그럼 다 일어나자. 다 일어나서 우리 한 명씩 원으로 둘러싸고 폭풍사랑체험시켜 주자. 일단 소망이 들어가. 사랑체험~!"
아이들이 함께 둘러싸서 꼭 안아주었다.
"다음은 사랑이~!"
한 명씩 호명하며 원 한가운데에 넣고 나머지 선생님을 포함한 9명이 둘러싸서 꼭 안아주었다. 원을 찌그러뜨리기도 하면서 서로의 체온을 가까이 느끼며 사랑해 주었다. 말로만 끝나면 안 된다. 몸으로 체험해야 한다.
"선생님도 들어가요."
"선생님도? 그럴까? 너무 좋지!"
아이들이 나를 둘러싸서 꼭 안아준다. 아이들을 더 가까이 느낀다. 마침 밖에서 놀이시간을 마치고 시간 맞춰 들어온 우리 반 천사들. 들어오자마자 묻는다.
"선생님 근데 여기서 뭐 하셨어요?"
9명의 천사들이 해맑게 웃는다. 문제는 우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찾아온 것이 맞았다. 우린 아까보다 조금 더 성장하고 조금 더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