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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May 26. 2021

엄마가 우리 집에 오신지 열흘이 지났다

아빠가 6월말까지 병원에 계실 듯하다. 이후 사정도 아빠의 경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난 가을 아빠가 입원하셨을 때 우리집에 계셨는데 엄마의 딸네살이가 다시 시작되었다.


아빠는 오빠가 돌보고 있고, 코로나라 면회를 갈 수도 없다.


지난 가을 우리집에서 지내실 때 나는 엄마와 함께 있는 것이 참 좋았다 (물론 2주만 계셔서 그렇겠지만 ㅎㅎ)


30대에 엄마와 애들을 같이 키우면서 엄마에게 화를 낸 적이 많았다. 계속 공부하고 일하라고 등떠미는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ㅎ


그런데 지난 가을 동네 호숫가를 같이 산책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모녀간의 벽이 스르륵 사라졌다. 다행이었다.


나는 엄마가 6월말까지 우리 집에 계신 동안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엄마와 단골 꽃집에 꽃을 사러가야지.


아이들 등교하는 것도 보여드려야지


내가 줌 강의하는 것도 보시면 좋아하시겠지?


엄마랑 동네 예쁜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 해야지….


나는 지난 열흘간 좀 흥분한 것 같다. 사실 흥분(!)한 것은 좀 되었다. 5월에 일도 많고 이벤트도 많으니 바쁘게 지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자


5월 중순에 아빠가 예상치 못하게 다치시는 바람에 마음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할 일은 늘 차고 넘치고, 챙겨야할 가족은 늘었으며, 뭔가 모르게 마음이 바빴다.


그렇다고 슬프고 쳐져 있는 건 아니었다. 간만에 엄마의 손을 잡고 산책도 하고, 옛날 추억도 꺼내 나누는 그 시간들이 참 소중하고 따뜻했다.


열흘이 지난 지금 나는 조금 지친 듯하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한 마음으로 지내도록 노력해야겠다.


가까운 선배님이 남긴 카톡이 마음에 참 와닿는다.

부모님을 차분하게 여유롭게 간호해

6년전 사진. 손녀들을 안고 환히 웃는 우리 아빠
입원 중에도 미모를 잃지 않는 아빠 !



손녀들이 만들어준 롹커 머리에 행복해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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