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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노무사 Jan 10. 2021

원제스님,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

실체화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비로소 '눈앞'이라는 진리를 만난다!



원제스님의 이 책은 2019년 11월에 출간되었는데, 출가 전 하이힐로 여자 친구에게 맞았던 일화가 언론에 많이 소개되었다. 원제스님은 내가 소개하는 스님들 중에 가장 나이가 적은 분이고, 나보다 더 젊은 분이라서 새삼 내가 나이를 많이 먹긴 먹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원제스님은 세상이 가짜 같아 삶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세상에 잘 적응은 했으되, 현실에서 5센티미터 정도 떠 있는 듯한 분리감에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3수를 거친 방황의 끝에 서강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사람과 인생 모두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종교학을 전공하면서 불교를 접했는데, 그간의 모든 방황과 실패가 불교를 만나기 위함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한다. 이후 해인사로 출가했고, 2년간 세계일주도 했다고 한다.     



해인사 축구장



원제스님은 말한다. 진정한 나는 이 모든 전체로서의 나라고, 그렇기에 진정한 나는 시간에도 걸림이 없고, 공간에도 자유로워 세계 그 자체로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나는 크기도 없고, 속성도 없고, 근원도 없고, 다함도 없고, 실체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상으로 둘러싸인, 몸뚱이에 갇혀 사는 작은 내가 아니라, 무궁무진함으로 자유로운 나를 두고 ‘참나’, ‘불성’, ‘공’, ‘본래면목’이라 부른다고 한다.


또한 ‘이 뭣고’라는 화두를 할 때의 ‘이’도 같은 의미인데, 이것은 하나지만 전체이고, 전체이면서도 하나인, 그렇게 결코 분리될 수 없고 떨어질 수 없는 온전함으로서의 ‘이’라는 것이다.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



스님은 눈앞의 감각 대상과 경험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심하여야 하며, 거리를 두고 속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실체화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대상들에 대한 실체화에서 멀어질 때, 나 자신에 대한 실체화에서도 동시에 멀어지게 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실체화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비로소 눈앞이라는 진리를 만나게 된다는 것,

눈으로는 볼 수 없고, 앞도 뒤도 없는 그러한 전체로서의 눈앞을 만나게 된다는 것,

깨달음이란 모든 질문이 멈춰지는 것이며, 모든 것이 멈춰질 때 이미 모든 것들이 온전하게 되어 있었음이 스스로 명백하게 확인된다는 것이다.     




스님은 게임도 잘하고, SNS로 젊은이들과 소통도 잘하지만, 가장 잘하는 것은 수행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스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책에는 없는 덧붙임 말 : 수행은 잘하고 못하고 할 게 아닌데.. 문장이 좀 그렇게 되었다..



->> 이 글은 2020년 9월 25일 출간한 <여성 직장인으로 살아 내기>에 실려 있습니다~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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