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머리 밀고 노무사 시험 공부하며 성철스님 주석하셨던 백련암에서 삼천배하던 시절부터 그리되었다.
그 해인사가 근래 참으로 참담한 일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니, '감각적 쾌락'을 끊어내기 어려운 인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또한 유튜브 채널인 명진 TV에서 지적했듯이, 주지직을 내려놓은 스님 측과 스토킹 하듯이 따라붙어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한 세력(전 총무원장인 00 스님 측으로 추정된다고 명진 TV에서는 말하고 있음) 모두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명진 TV에 의하면, 지금 한국불교 대표종단인 조계종단이 돈으로 주지직을 사고파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은처집단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으며, 도박을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하니 머리 깎은 속인들이라는 말은 그저 허언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해인사 일주문
지금 나는 왜 이 글을 공개적으로 쓰고 있는가?
아마도 내 생을 걸고 오롯이 하나에 집중하며 살았던 2년 중 첫 1년을 해인사 근처 고시원에서 공부하며 해인사를 의지하여 견뎌냈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내 마음의 고향이 추문의 장소로 이름을 날리게 되니, '이제 해인사에 어찌 갈까?' 싶어 마음 둘 곳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생각이 올라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붓다께서 35세에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신 후 45년간 설법을 하시다가 입멸에 드셨던, 2,600여 년 전 그 시절에도 출가한 스님들 사이에서 별의별 일들이 다 있었다고 하니,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이 모여 조직을 이루고 함께 생활하는 곳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지금은 성철스님과 같은 큰스님이 조계종단엔 계시지 않는 것 같아 이 난리를 수습할 어른이 계시지 않다는 게 더 슬플 뿐이다.
(은처사건이 터졌지만, 이를 견제하고 동영상을 촬영하여 배포한 측에서도 이미 부지기수로 저질러온 일이라고 하니 말이다.)
해인사 외나무다리
아...
나는 지난 3년간 보고 들었던 붓다의 가르침 중 불교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 제5장 '피안 가는 길의 장' 중 '우빠시와의 질문'을 읽고 들으면 자꾸 눈물이 난다.
설 연휴의 마지막 날인 오늘, 문득 해인사를 떠올리며 가슴이 싸하여 또다시 이 가르침이 떠올랐고, 다시 빠알리 경전을 읽어주는 유튜브 영상을 찾고, 내 서가에서 <숫타니파타>를 꺼내어 펼쳐보았다.
결국, 난 또 여전히 울어버렸는데......
이 가르침을 이번에 해인사에서 문제를 일으킨 스님들 모두에게 보내드리고 싶다.
다 내려놓으시라고,
더 이상 우리의 스승 붓다와 붓다의 가르침과 승가를 능멸하지 마시라고,
1,200년 된 고찰이자 나의 제2의 고향이며, 마음 쉴 곳인 해인사를 욕보이지 마시라고!
그리고 이번 기회에 조계종단이 붓다의 가르침대로 살아내는 사부공동체가 되도록, 깨어있는 불자들이 조직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