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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한게 좋아 7시간전

여름 햇살이 주는 감동

햇살속에 담긴 따뜻한 기억

여름 햇살이 점점 길을 잃어가는 계절의 끝자락, 그 뜨거운 햇살은 이제야 슬며시 지겨움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햇살이 우리에게 준 것들은 참 많습니다. 어쩌면 햇살의 따스함 속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의  여름 햇살을 사랑했습니다. 그 찬란한 빛은 만의 놀이터였지요. 아침이면 창문을 통해 쏟아지던 햇살이 이불 속까지 파고들어 깨우곤 했습니다. 눈을 뜨면 어김없이 맑고 푸른 하늘과 눈부신 햇살이 기다리고 있었죠. 햇살을 따라 마당으로 뛰어나가면 풀잎 사이로 반짝이던 이슬방울, 그리고 그 위로 내려앉은 햇살의 따뜻함이 참 좋았습니다. 그 순간들은 시간이 멈춘 듯, 세상은 온통 빛과 따스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햇살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은 바로 여름 특유의 냄새였습니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더해지면, 잔디와 흙, 그리고 풀꽃 향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그 냄새는 여름의 비밀을 품고 있는 듯 신비로웠고, 더 깊은 상상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햇살이 마법처럼 모든 것을 반짝이게 만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모험이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한낮의 뜨거운 햇살 속에서는 작은 그늘조차도 큰 행복이 되었습니다. 나무 밑에 앉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때, 햇살은 그 순간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평화로움과 안락함은 햇살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 햇살의 따스함보다는 그늘을 찾게 되는 일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여름 햇살이 주는 감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름이 막바지에 이르러 지겹다고 느껴지더라도, 그 햇살 속에 담긴 따뜻한 기억들은 언제나 마음 한 켠에서 빛나고 있을 것입니다. 여름 햇살이 지나가고 나면, 그 따스함은 어느새 그리움으로 남아, 또 다른 여름을 기다리게 만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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