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산골 시골마을에서 자라온 저에게 바다 풍경은 생소했습니다. 아침이 되면 나뭇잎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살과, 저녁이면 짙은 숲 속에서 울려 퍼지는 풀벌레 소리가 익숙했지요. 그런 자연의 품 속에서 자란 저는 여름이 되면 늘 바다 풍경을 보고 싶어 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여름날, 바다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들판과 높은 산들을 지나며, 마음속은 이미 파도의 속삭임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기차가 해안 마을에 도착했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작은 배낭 하나 메고 바다를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바다 냄새가 가득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해변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는 한없이 넓고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순간,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발끝에 닿는 부드러운 모래와,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게 만들었습니다. 바다를 처음 본 순간의 그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찼습니다.
하늘은 끝없이 푸르고,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습니다. 푸름 속에서 햇빛은 더 밝고, 바다는 더욱 푸르게 빛났습니다. 수평선 너머로 이어지는 끝없는 푸른 바다는 무한한 자유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발끝에 부서지는 작은 파도, 해변을 따라 늘어선 조개껍데기들, 그리고 멀리서 날아오르는 갈매기들. 모든 것이 생동감 넘치고 아름다웠습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한참 동안 해변에 앉아 있었습니다. 바닷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차가운 파도가 발끝을 적실 때마다 마음속 깊이 시원함이 전해졌습니다.
해가 저물고 밤이 되자, 바다 위로 별이 하나둘씩 떠올랐습니다. 고요한 바다 위로 반짝이는 별빛은 작은 요정들이 춤을 추는 듯했습니다. 해변가에서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별빛 아래에서 듣는 파도 소리는 낮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여름 바다의 청량함은 그림으로 그려도 저렇게는 안될 것 같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바다는 언제나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언제든지 다시 찾아가고 싶은, 그리운 바다 풍경. 여름이 되면 다시 바다를 향해 여행을 떠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