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다

by 정수희

비우다.

뭘 비울까

비우고 비우면

비워질까나...

정작

비우고 싶지 않은 것들만

소진된다

비우지 않아도

모퉁이 금이 갔는지

자그마한 구멍이 생겼는지

채워 넣는 희망이

채워 넣는 소박한 기쁨이

어느새 소진된다.

비우고 싶은

나만 아는 거짓들

나만 아는 욕심들

찌든 때가 되어

마음그릇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인생의 연차만큼

낡아버린

마음 그릇을 어찌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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