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숨결이 바람 될 때』 故 폴 칼라니티 지음
"왜 살아야 하는가?"
누구나 한 번쯤 던져봤을 이 원초적인 질문에 평생을 고민해 온 의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인간의 뇌를 들여다보며 삶을 탐구했고, 수많은 환자의 생사를 가늠해 왔습니다. 그러나 서른여섯 살, 10년이 넘는 혹독한 레지던트 생활 끝에 유능한 신경외과 의사가 되어 누구보다 빛이 났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 미래를 꿈꾸던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루시와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 울었다. CT 촬영 결과는 여전히 컴퓨터 화면에 떠 있었고, 의사로서의 내 정체성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암은 여러 내장 기관들에 침투해 있었고 진단은 명확했다.
오늘 소개할 책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신경외과 의사였던 '故 폴 칼라니티(저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쓴 자전적 에세이예요. 의사와 환자라는 두 개의 시선을 오가며 삶과 죽음, 그리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탐구하죠. 그 과정은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을 품게 하며, 그가 느끼는 감정의 서사 끝엔 삶에 대한 소중함과 끝없는 감동을 선사하죠.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문학과 철학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며, 인간의 정신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의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책에 이렇게 적었죠.
문학은 인간의 의미를 다채로운 이야기로 전하며,
뇌는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기관이다.
결국 그가 "인간의 뇌를 들여다보며 삶을 탐구했다."는 말은 삶의 의미를 뇌라는 기관 속에서 직접 찾고자 했던 유별난 생각이었던 것이죠.
저는 촉망받던 신경외과 의사였던 적도, 환자였던 적도 없어서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자는 그 시작을 이렇게 말했죠.
의사는 병에 걸리는 느낌이 어떤지 추상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진짜 아는 것이 아니다.
폐암 선고를 받고 저자는 깊이 절망해요. 그동안 쌓아 올린 시간들이 덧없게 느껴졌고, 모든 계획이 무너진 채,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해야만 했죠. 그 시간은 촉망받던 의사였던 시절과는 너무나 비교되었어요. 주위에 사람이 들끓던 그때와는 달리, 자신 주위에는 그저 치료를 위해 들락거리는 의료진과 자신의 가족뿐이었죠. 그 속에서 저자는 깨닫고야 말죠.
내 주위의 삶과 나를 분리하고 있는 건
죽음을 논하는 책이 아니라
죽어가는 나 자신의 몸이었다.
남은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는 데 집중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숨결이 바람 될 때』이죠. 비록 완성되지는 못했으나, 그는 그의 딸 케디가 태어나는 순간 명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나는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나의 삶은 계속된다.
그의 글은 단순히 기록이 아닌 철학적 질문으로 다가옵니다. 어릴 적 철학 공부를 해서 그랬을까요? 그는 죽음을 앞두고도 삶을 붙잡으려 했고, 그런 노력의 스토리가 하나의 '숨결'이 되어 우리에게 도달했습니다. 그의 이야기에서 무엇이 느껴지시나요?
삶은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죽음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쉽게 잊고 살아가죠. 저자는 죽음을 앞두고도 삶에 대한 깊은 사랑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 책은 촉망받던 의사가 남긴 마지막 처방전이자, 우리가 살아있는 이 순간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지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