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미천한 신분에서 시작해 사람들을 모으고, 강한 리더십으로 결국 나라를 건국하는 과정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지금도 스포츠에서 언더독인 팀을 좋아한다.) 삼국지 역시 마찬가지였죠. 관도대전, 적벽대전 같이 언더독이 대승을 거두는 역사적 사건들이 저에게는 무한한 상상의 놀이터였습니다. 밤마다 제가 새로운 나라의 리더가 되어 고난을 뚫고 후손들이 대대손손 부강하게 나라를 키워나가는 꿈을 꾸곤 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깨달은 건 그 상상의 중심에는 '방법론'이 하나도 없었다는 거예요. 그저 놀이에 불과했죠. 『군주론』을 읽으면서 그 상상에 현실의 방법론을 채워 넣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히틀러 같은 인물이 교과서 삼았던 책이라 그런가 했어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마키아밸리가 말한 "사람은 도구일 뿐이다"라는 구절을 마주했을 때 이해가 되었습니다.
결국 시대적인 착오로 발생한 루머라 생각돼요. 현대인의 관점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었죠. 하지만 중세시대와 역사를 되돌아보면, 권력을 유지하려는 군주에게는 그야말로 '아침에 해가 뜬다'는 말처럼 당연한 진리였습니다. 한고조 유방이 한신을 이용하여 천하통일의 업적을 달성한 후 '토사구팽'했던 일화처럼요. 그러니 히틀러처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함이 중요합니다.
있었죠.
"사람을 다룰 때는 너그럽게 포옹하거나 철저하게 짓밟아야 한다. 피해를 입힐 때는 복수에 대한 걱정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게 해야만 한다."
처음에는 무섭고 과격한 말로 들렸습니다. 포용할 거면 확실히 포용하고, 그게 아니라면 확실히 위협을 제거하라는 말로 들렸죠. (두 개의 가면을 쓴 지킬엔 하이드도 아니고 참...) 그래서 중세시대의 왕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요. 힘이 없으면 짓밟히고, 오늘의 이웃이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저 말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럼 현대인인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저는 그것을 '밥줄이 끊기는 두려움'으로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도태되는 불안감, 타인과의 갈등 등 우리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죠. 나의 목표와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요소, 끊임없이 발목을 잡는 불안감이나 나쁜 습관들은 복수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짓밟는다' 그렇게 생각해 보자고요. 그럼 결국 중세시대의 군주의 냉혹함은 현대인의 자기 관리의 철저함으로 치환되고, 밥줄이 끊기는 두려움을 끊어낼 수 있겠죠.
"모든 창조적 행위는 모방에서 나온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는 강성했던 군주들을 모방하라고 조언하며 그들의 특징을 '사자처럼 용맹하지만, 여우처럼 교활하다'라고 정의했죠.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아킬레우스를 모방했고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모방했고
스피키오는 키루스를 모방했다.
위인들도 자신들이 동경했던 인물들의 행보를 지침으로 삼았다.
- 군주론 중
특히 교황들이 '성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막대한 자금을 축적하고, 끊임없는 전쟁으로 다른 군주들이 힘들 모을 시간을 주지 않았던 전략이 정말 교활한 여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를 현대에 적용한다면 어떨까요??
사업을 하고 싶다면 대한민국의 3대 기업 창업주의 역사를 살펴보고 모방해도 좋고, 각자의 목표와 목적에 맞는 전략을 취하기 한층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군주론에서는 '관대하다는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사치스러운 허식을 소홀히 할 수 없고, 결국 재정적으로 궁핍해져 백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담시키게 된다'라고 설명합니다. 현대에 들어서도 좋은 예시가 있죠. 코로나 시절 돈을 풀었던 현상과 그 여파로 지금의 고물가, 고세금의 시대가 도래했죠. 잠깐의 찬양을 위해 자원을 소모한 결과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가중되었습니다.
반면, '인색함'은 최소한의 성의 표시로 군비와 재정을 축적하여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진정한 관대함으로 표현합니다. 당장의 인기나 명분보다 장기적인 재정의 건전성(개인의 경우,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설명하죠.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적인 만족을 위한 소비보다 장기적인 부를 쌓는 인색함이 결국 풍요로운 삶이라는 관대함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군주론』을 시대 배경과 상관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적용하는 멍청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을 빌려, 우리의 인생이라는 왕국을 어떻게 다스릴지에 대한 '방법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백성들이 군주를 두려워하는 것은 군주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리 인생의 주인은 우리 자신입니다. 주변의 눈치를 보며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게 만들 용기와 방법을 이 책은 가르쳐줍니다. 현대인의 생존과 성공을 위한 통찰을 하나라도 배워갈 수 있다면, 이 책은 당연히 필독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