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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진 Mar 11. 2024

사랑과 연애하며 황혼의 로맨스로 남고 싶다



'연륜의 사랑이란'


공원에서 달리다 보면 많은 노년의 커플을 많이 만난다. 그들은 느리지만 서로에 의지해 나란히 걸으며, 서로의 걸음 속도를 맞추고 한쪽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며 천천히 나아간다. 몇 바퀴를 돌 때쯤 어느 센가 그들은 벤치에 앉아있다. 앉아서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그 풍경을 보며 화려한 옷을 입은 나무가 자기를 뽐낼 때는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겨울이 와 자신의 옷을 벗어 언 땅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나무를 볼 땐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며 체온으로 보듬어줄 것이다. 연륜의 깊이를 더한 사랑은 언 땅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나무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보살펴주며 따뜻함을 나누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황혼기에 접어든 나의 옆에는 믿고 기댈 수 있는 나무 같은 사람이 있길 바랄 뿐이다.





'나의 황혼을 생각하며'


결혼한 인생을 생각해 본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곱고 이쁜 나의 아내와 어여쁜 자식들이 나를 반긴다. 꼬리만 없지 꼬리에 모터가 달린 강아지가 따로 없다. 같이 식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밥을 먹으며, 어떻게 이렇게 이쁜 사람들이 나의 가족인지 믿기지 않음과 동시에 감사함이 몰려온다. 더욱 힘내보는 나다. 세월은 흘러 자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 독립한다. 그리고 아내와 나만 가정에 남았다. 우리는 그동안 참 많이도 싸웠고,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기 위해 서로 전우애도 나누었다. 그런 우리에게 보상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제야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자고 함께 다짐해 본다. 이제는 쓸데없이 넓어진 식탁에 단 둘이만 앉아 밥을 먹으며 연애 초반처럼 서로에게만 집중한다. 전우애는 버리고 다시 연애를 시작한다. 남아 있는 지상에의 삶을 곱디 고운 나의 반쪽과 함께 오순도순 밥도 먹고 여유롭게 산책하며 꽁냥꽁냥거리고 싶다. 마치 내가 공원에서 보았던 황혼의 로맨스처럼. 그리고 한날한시 하늘나라로 가고 싶다. 한시라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기에 미지의 세계로 떠날 때는 두 손 꼭 잡고 함께 걸어가 주고 싶다. 






'머리로 기억되는 사람보단 마음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초보러너는 오늘도 자신의 두 다리를 지지삼아 달리고, 그들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서로를 지팡이 삼아 걷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게 된다. 부모님, 동생, 친구 그리고 가까이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해본다. 경상도 사나이인 나는 참아 "사랑해"라는 말은 못 했지만 진심을 담아 감사함을 전했다. 그 어색한 모습에 진저리를 치는 지인도 있었지만, 핸드폰에서 느껴지는 어색함 너머에서  그들이 느낀 감동과 따뜻함이 은연중에 느껴진다. 이로서 우리는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된다. 그들에게 내가 특별한 사람으로 남고, 황혼기에도 다시 이와 같은 통화를 하며 서로의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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